홍콩 행정장관과 입법회(의회) 의원을 뽑는 등 권력이 한층 강해진 홍콩 선거인단(선거관리위원회)의 약 70%가 친중 인물로 채워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5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2일 마감된 홍콩 선거인단 선거 후보 등록 등을 자체 분석한 결과 선거인단 총 1500석 중 최소 1006석이 친중 인사로 채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SCMP는 "내년 3월 홍콩 차기 행정장관 선거에서 중국이 절대적인 통제권을 쥐게 됐다"고 평가했다.
선거인단 후보에 등록한 인사들을 살펴보면 최소 101명이 중국 기업이나 중국 연계 재계 단체와 직접 관련이 있는 인물이었다. 중국 국영 뱅크오브차이나 간부 최소 15명과 함께 중국상업은행과 중국 건설은행 등의 관계자 최소 25명이 새롭게 '애국세력'으로 이번에 선거인단에 입성했다.
반면 선거인단에서 그간 '킹 메이커' 역할을 해왔던 부동산 재벌을 비롯한 홍콩 기업인의 입지는 좁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SCMP에 따르면 홍콩 청쿵그룹 핸더슨랜드, 뉴월드디벨롭먼트 등 4개 주요 부동산 개발업체 등에서 이번에 최소 40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라우시우카이 중국 홍콩·마카오연구협회 부회장은 "중국은 홍콩 재계가 너무 많은 힘을 갖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이제부터 오로지 중국 정부가 선거 결과를 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홍콩 기업인들이 주요 지역의 다양한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영향력을 중국 정부가 무시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홍콩 선거인단은 기존에는 행정장관을 뽑는 역할만 해왔으나, 지난 5월 중국이 홍콩 선거제 개편을 강행하면서 1200명에서 1500명으로 규모도 커지고 권한이 늘어났다. 선거인단 규모가 커졌지만, 선거로 채워지는 자리의 비중은 과거 86%에서 64%로 급감했다. 나머지는 당연직이거나 단체 추천, 관리로 채워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