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GM)이 신형 전기차 ‘볼트 EUV’와 ‘볼트 EV’를 선보이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한다. 두 차종은 국내 시장에서 GM의 ‘탄소 배출 제로’ 비전을 실현하고, 차별화한 고객 경험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1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지엠은 18일부터 볼트 EUV와 2022년형 볼트 EV의 사전계약을 시작한다. 볼트 EUV는 쉐보레 최초의 전기 SUV로, 볼트 EV보다 165㎜ 더 길어진 차체를 바탕으로 여유 있는 실내 공간까지 확보했다. 2017년 4월 국내에 처음 출시돼 꾸준한 인기를 유지한 볼트 EV는 최신 디자인을 적용한 연식 변경 모델로 돌아왔다.
두 전기차는 한국에서 글로벌 GM이 추구하는 탄소 중립 목표를 선도하는 중책을 맡았다. 앞서 GM은 ‘탄소 배출 제로(Zero Emissions)’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해 전동화를 이끌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메리 바라(Marry Barra) GM 회장은 세계 최대 가전ㆍIT 전시회 ‘2021 CES’에서 “지금까지 가솔린과 디젤에 의존했던 전 세계가 완전 전동화의 미래로 전환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그 변화를 GM이 이끌고자 한다”라고 강조했다.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 GM은 2025년까지 세계 시장에 30여 종의 새로운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볼트 EUV와 신형 볼트 EV는 이 계획의 시작을 알리는 차종으로, 경쟁사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전동화 성능을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
볼트 EUV와 볼트 EV의 1회 충전 시 주행가능 거리는 각각 403㎞, 414㎞로 현대차 '아이오닉 5'의 스탠다드 모델(336㎞)보다 길고 롱 레인지 모델(429㎞)과도 맞먹는 수준이다. 주행 성능도 두 모델 모두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6.7㎏ㆍm의 힘을 발휘할 정도로 준수하다. '리젠 온 디맨드 시스템'으로 불리는 회생 제동 에너지 시스템을 갖춰 효율적인 에너지 소비도 가능하게 했다.
볼트 EUV와 2022년형 볼트 EV는 상품성뿐만 아니라 구매와 마케팅 과정에서 국내 고객에게 기존과 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역할도 책임질 예정이다. 비대면, 온라인 소비가 일상화된 시대에 발맞춰 고객 경험을 차별화하려는 시도다. 이미 출시 행사부터 색달랐다.
한국지엠은 오프라인 행사 대신 네이버 쇼핑 라이브를 통해 두 차종의 출시를 12일 진행했다. 배우 이재훈, 이동휘 등이 출연해 토크쇼 형식으로 디자인부터 주행, 캠핑과 차박을 즐기는 모습까지 소개했다. 방송 중에는 구매 시 사용할 수 있는 할인 쿠폰과 경품까지 증정했다.
또한, 한국지엠은 국내 완성차 업계 최초로 볼트 EUV에 한해 100% 온라인 판매를 도입했다. 온라인 전용 사이트를 통하면 구매부터 결제, 탁송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다. 판매 현장의 우려와 반대도 있었지만, 사 측은 쉐보레 대리점판매연합회와 사전 협의를 거쳐 온라인 판매에 나설 수 있었다.
가상 인플루언서 ‘로지(ROZY)’를 광고 모델로 선정한 것도 참신한 점으로 평가받는다. 로지는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가 만든 가상 인간으로, 최근 신한라이프, 반얀트리 호텔 등 광고 모델로 활동하며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한국지엠은 로지가 타사 광고 모델로 활동하기 전부터 협업을 계획했는데, 완성차 업계가 가상 인간을 광고 모델로 사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볼트 EUV와 2022년형 볼트 EV는 전동화 전환으로 탄소 중립을 이루겠다는 GM의 목표를 실현할 차종"이라며 "국내 고객에게 트렌디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마케팅 측면에서도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를 이어갔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