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SKT)이 2분기 무선사업과 신사업을 중심으로 고른 성장세를 기록하며 호실적을 이어간 가운데, 하반기 분할을 앞두고 신설 투자회사를 2025년까지 75조 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SKT는 11일 실적 발표 이후 이어진 콘퍼런스콜에서 이같이 밝혔다.
SKT는 올해 4월 회사를 인적분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T는 존속회사인 AIㆍ디지털인프라 컴퍼니와 신설회사인 ICT투자전문회사로 분할할 방침이다. 비율은 순자산 기준 존속회사 0.61, 신설회사 0.39등이다. 분할 기일은 11월 1일로 예고됐으며, 10월 12일 열릴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적으로 확정한다.
윤풍영 S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와 관련해 “분할 후 양사 비전을 구체화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존속회사인 SKT는 5G와 홈미디어를 핵심 사업으로 구독과 메타버스, 엔터프라이즈 등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신설법인에 대해서는 2025년까지 75조 원 규모로 순자산 가치를 끌어올리겠단 계획을 밝혔다. 윤 CFO는 “신설법인인 기술 전문 투자회사는 반도체를 비롯해 빅테크 등 고성장 분야에 투자해 현재 26조 원 규모인 순자산 가치를 75조 원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현재 1분기 결산 기준으로 반도체가 19조 원, 플랫폼 부문이 7조 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SKT는 특히 SK하이닉스에 대해 “2025년에는 기업가치가 20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러면 신설법인이 얻게 되는 이익은 40조 원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플랫폼 영역에서 가치가 충분히 발현되지 않은 만큼, 해당 분야에서도 25조 원 수준의 가치를 창출하고 미래 고성장이 예상되는 핵심 기술 영역에서 투자를 집행해 10조 원 이상의 가치를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분기 SKT의 실적을 보면 5세대(G) 이동통신을 중심으로 무선통신 사업이 호조를 보인 동시에 ‘뉴 ICT’ 사업 역시 순항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SKT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잠정 매출액은 4조8183억 원, 영업이익은 3966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7%, 10.85% 각각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84.04% 증가한 7957억 원을 기록했다.
이동통신(MNO) 사업에서는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7% 늘어난 3조216억 원을 기록했다. 5G 가입자 확대와 비용 안정화 등이 영향을 미쳤다. 6월 말 기준 SKT 5G 가입자는 전 분기(3월 말) 대비 96만 명 늘어난 770만 명이다.
SKT는 이에 더해 메타버스 사업 확장과 새로운 구독 서비스 출시도 예고했다. 윤 CFO는 “지난달 론칭한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를 업무 미팅부터 행사, 지식공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하며 키울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중요 성장 축인 구독 서비스는 미디어와 커머스를 중심으로 제공하며 8월 말 공개할 예정”이라며 “막바지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SKT의 구독 서비스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다양한 구독 상품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디지털 마케팅 플랫폼을 표방하고 있다. SKT는 출시 이후 2025년까지 가입자 3만5000명을 목표로 한다고 덧붙였다.
‘뉴 ICT’ 사업 역시 올 2분기 10.1% 성장하며 5분기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미디어 사업은 매출액 9971억 원을 기록했고 융합보안(S&C) 사업에서는 14.5% 늘어난 3698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11번가ㆍSK스토아 등 커머스 사업은 9.6% 늘어난 매출 2110억 원을 기록했다.
하반기에는 미디어 콘텐츠 분야와 커머스 분야에서의 성장을 기대했다. 특히 OTT ‘웨이브’에 대해 하형일 SKT Corp2 센터장은 “5월 기획 스튜디오인 ‘스튜디오 웨이브’를 설립하고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에 박차를 가하며 12월 신작 ‘트레이서’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또한 미국 HBO사와 단독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다채로운 접근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공개(IPO) 청신호를 켠 원스토어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하 센터장은 “원스토어는 12분기 연속으로 거래액이 증가한 데다 2분기 마이크로소프트ㆍ도이치텔레콤캐피탈파트너스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글로벌 앱 마켓 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을 만들었다”며 “국내 최대 장르 콘텐츠 출판사인 ‘로크 미디어’를 인수하며 지식 재산권(IP) 확보를 위한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배당에 대해 말하기도 했다. SKT 발표에 따르면 2023년까지 존속회사인 SKT의 배당 재원은 ‘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설비투자(CAPEX)’의 30~40% 수준으로 총 7000억~800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올해의 경우 2분기부터 분기배당을 시행하며 연간 주당 1만 원 규모로 유지될 것으로 보이며, 배당 재원이 늘어날 때 증가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신설 법인인 투자회사의 경우 고정적 배당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윤 CFO는 “신설법인은 투자회사인 만큼 현재로서는 고정적 형태의 배당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향후 성공적인 투자회수(엑시트) 사례나 유동화가 발생하면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