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성시 아파트값이 급등세다. 취득세 중과 적용을 받지 않는 공시가격 1억 원 미만의 저가 매물을 골라 갭투자(전세 끼고 집을 사는 것)에 나서는 투자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안성시 아파트값은 지난주 0.84% 올랐다. 4주째 비슷한 상승폭이 이어지고 있다. 안성시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 5월까지만 해도 0.2~0.3% 안팎을 오가는 수준이었지만 6월 들어 급격히 뛰어 올랐다. 5월 마지막주(31일 기준) 0.32%였던 상승폭은 6월 첫 주(7일 기준) 0.54%로 뛴 뒤 연이어 0.88%(14일 기준)로 치솟았다.
안성시 공도읍 산수화아파트 전용면적 59㎡형은 이달 5일 1억5000만 원에 손바뀜됐다. 올해 초 1억 원 안팎에서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6개월 사이 약 5000만 원이 뛰었다.
연초 1억 2000만 원 안팎 수준에서 거래되던 같은 지역 주은청설아파트 전용 59㎡형은 지난달 1억9500만 원에 팔리며 2억 원을 눈앞에 뒀다. 당왕동 태영아파트 전용 84㎡형은 지난 4월 1억5900만 원에 팔렸지만 지난달엔 1억9700만 원으로 실거래가가 껑충 뛰었다. 동일 면적의 현재 호가는 2억2000만~2억3000만 원선이다.
안성시에선 최근 2억 원 안팎의 아파트들이 불티나게 팔린다. 공시가격으로는 1억 원 미만의 주택들이다. 부동산원도 지난주 안성시 아파트값 상승 이유를 공시가격 1억 원 미만인 아파트가 크게 올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요즘 수도권과 지방에선 공시가격 1억 원 미만 저가 매물 매집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7·10 부동산 대책에서 보유 주택 수에 따라 취득세율을 최대 12%까지 높였다. 하지만 공시가 1억 원 미만 주택은 보유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되고 기본 취득세율(1.1%)만 적용되면서 이같은 저가 주택이 틈새 투자처로 떠올랐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최근 들어선 전셋값과 매매가격이 큰 차이가 나지 않은 점을 이용해 갭투자로 저가 아파트를 사는 경우도 많아졌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경기도에서 갭투자가 가장 많았던 지역으로 평택(180건)· 화성(112건)·안성(100건)이 각각 1~3위를 차지했다. 안성시 공도읍 A공인 측은 "전셋값이 높아 2000만~3000만 원만 있으면 집을 살 수 있고 취득세 부담도 적다 보니 투자자들의 입질이 잦다"고 말했다. 안성시를 관통하는 서울~세종 고속도로 건설과 지역 내 물류단지 증가 등 각종 호재도 매수세 유입에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