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준비 부족을 드러낸 최재형 예비후보를 향해 당내 대권 주자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홍준표 예비후보는 국정 운영은 공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고 원희룡 예비후보도 청와대는 공부방이 아니라고 비꼬았다. 최 후보는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며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홍 후보는 5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최 후보를 겨냥해 "준비가 안 됐다고 이해해달라고 하는 것은 참으로 유감"이라며 "국정은 연습도 아니고 벼락치기 공부로도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후보는 이 같은 지적을 한 배경에는 전날 최 후보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기자들의 잇따른 질문에 '잘 모르겠다', '공부해서 오겠다' 등의 답변을 했기 때문이다.
홍 후보는 "안 그래도 능력 안 되는 A4 대통령을 이미지만 보고 뽑아 지금 대한민국이 고생하고 있다"며 "차분하게 사안을 연구하시고 공부하신 후에 메시지를 내시라"고 당부했다. 이어 "준비가 안 되셨다면 벼락치기 공부라도 하셔서 준비된 후에 다시 나오시라"며 "대통령은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책임지는 중차대한 자리"라고 덧붙였다.
원 후보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대통령 자리를 어떻게 생각했길래 출마 선언하는 마당에 "준비가 안 되었다"거나 "고민해 보겠다"만 연하냐"며 "인생 이력이나 성품은 높게 평가하지만, 그저 막연한 생각과 좋은 말로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어 "초등학교 회장 선거도 치열하게 공약 검증, 자질 검증하는 세상"이라며 "과연 헌법기관인 감사원 수장 자리를 박차고 대선 출마할 위중한 사유나 충분한 준비가 있었는지 어리둥절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원 후보는 또 "국정운영에 대한 준비는 한두 달 공부해서 정리될 일이 아니다"라며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출마 선언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엄청난 무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공부방이 아니다"라며 "자질과 준비가 없다면 소신 없이 주변인들에게 휘둘리는 허수아비 대통령이 될 뿐 꾼들의 꼭두각시로 전락하기 쉽다"고 충고했다.
이와 관련해 최 후보는 이날 진해루 해변공원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구체적이고 자세한 사안에 대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건 이미 말씀드렸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하고 실제 있어서는 전문가, 정말 그 분야 최고 전문가를 배치해서 국정을 운영할 생각"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