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투수' 이제훈 홈플러스 사장, 취임 3개월 성적표는?

입력 2021-08-08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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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경쟁력 확보" 외치며 첫 출근 현장으로
매장 강화 방점 찍고 전기차 충전기 사업 가속화
'상품 차별화' 키워드로 조직 개편… 이달엔 ESG 위원회 신설
가야점 폐점 놓고 노조 대립 이어지는 점은 '옥의 티'

실적 부진을 거듭하던 홈플러스에 '구원투수'로 등판한 이제훈 사장이 취임 석달을 맞았다.

'이제훈 체제' 이후 홈플러스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짧은 재임 기간에도 '매장 강화' 전략을 수립하고 조직 개편을 이끌며 내부 단속에 발 빠르게 나선 점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다만 고용을 둘러싼 노조와의 갈등은 이 사장의 숙제로 남았다.

(사진제공=홈플러스)
(사진제공=홈플러스)

5월 취임과 동시에 이 사장은 △오프라인 경쟁력 재확보 △온라인 사업 강화 △ESG 경영 통한 사회적 책임 강화 △직원이 행복한 홈플러스라는 4가지 사업 방향을 분명히 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오프라인 경쟁력 확보'를 첫 번째로 언급하며 첫 출근 장소를 본사 집무실이 아닌 점포 현장으로 정했다. 이 사장은 취임 첫날 홈플러스 스페셜 서울 1호점인 '홈플러스 스페셜 목동점'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이 사장은 "현장의 여러분과 눈을 마주치고 인사를 나눌 때 직원들의 반짝이는 눈빛에서 깊은 자부심과 매장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며 "뜨거운 기운을 모아 의미 있는 도전을 함께한다면, 어떠한 경쟁에도 이길 수 있는 단단한 회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고 직원을 독려했다.

최근 속도를 내고 있는 전기차 충전기 확대 작업에도 이 사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홈플러스는 이달 기준 강서점, 대구성서점, 부산아시아드점 등 전국 92개 점포에 222기의 전기차충전기를 운영하고 있다.

이 사장은 취임 당시 "고객이 홈플러스를 방문할 이유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매장을 '고객 체험과 경험의 장'으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홈플러스는 2023년까지는 전국 모든 점포에 총 2000여 기의 전기차충전기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장은 노후 점포에 대한 리뉴얼 작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먼저 원주점과 인천 청라점을 스페셜 점포로 전환, 오픈한 뒤 올 연말까지 전국 10개 점포를 홈플러스 스페셜 점포로 추가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조직 개편을 통한 효율성 제고'와 'ESG 경영 강화' 측면에서도 이 대표는 후한 평가를 받는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상품 차별화를 키워드로 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그간 한 명의 부문장이 전체의 상품을 총괄해왔던 '상품부문' 조직을 상품1부문과 상품2부문으로 나눠 각각의 부문장이 맡는 방식으로 바꿨다. '카테고리별 전문성 강화를 통한 성과 극대화'가 조직개편의 목표다.

이달엔 ESG 위원회를 신설해 직접 위원장을 맡았다. 이 위원회는 홈플러스의 ESG 경영 최고 의사결정 기구다. 홈플러스 사업 전 분야에 걸친 ESG 중장기 전략 과제를 수립하고 목표 이행 현황을 심의하며 각 부문의 ESG 활동을 지원한다.

다만 계속되는 노조와의 갈등은 해결 과제로 남아있다. 특히 올해 매각을 결정하고 내년 초 영업종료가 예정돼 있는 부산 가야점에서 노조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홈플러스 노조는 "전국 5위 수준의 알짜 점포로 평가되는 가야점 매각은 자본 투기 행위"라며 매각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이미 매수자와 계약이 끝난 건"이라며 "고용보장을 공식적으로 약속한 상황에서 노조가 고용 불안을 내세우며 일부 직원들을 오히려 겁주고 있다"고 대립하고 있다. 이 사장은 취임 후 노조와 몇 차례 접촉했으나 구체적인 성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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