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업계 전통 라이벌 GS25와 CU(씨유)의 2분기 실적이 희비가 엇갈렸다. CU는 매출이 10% 가량 늘고, 영업이익도 32% 개선된 반면 GS리테일은 영업이익이 28% 가량 뒷걸음질치며 쓴맛을 봤다. 젠더 논란의 불매 운동 여파가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BGF리테일은 올 2분기 매출 1조7005억 원으로 전년대비 9.8% 늘었고, 영업이익은 587억 원으로 31.9% 개선됐다. BGF리테일 실적의 대부분은 편의점 부분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점포 개선 프로그램인 점프업(Jump Up) 프로젝트 등 기존점에 매출 성장동력을 불어넣는 영업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를 냈으며,업계 1위의 브랜드파워를 앞세워 신규점 개점도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간편식 업그레이드와 CU끼리 택배 등 생활 서비스의 인기 등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GS리테일의 2분기 매출은 2조2856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28억 원으로 27.7% 빠졌다. 이 실적은 호텔과 슈퍼, 이커머스, 개발 사업 등을 모두 합친 수치다.
편의점만 따로 떼어놓고 보더라도 2분기 매출은 1조8160억 원으로 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63억 원으로 5.6% 미끄러졌다. 상권별로는 주거시설 점포 매출은 6.6% 늘었고, 생활번화가는 5.5% 증가했다. 카테고리별로는 냉장과 냉동 및 즉석식품 매출은 6.3% 늘었지만, 비식품은 3.8% 내렸다.
이는 증권가 컨센서스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7월까지만 해도 삼성증권은 GS리테일의 매출을 2조3100억 원으로 4% 늘고, 영업이익은 731억 원으로 2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키움증권도 GS리테일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686억 원으로 16% 늘어날 것으로 봤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객수가 하락하고, 아이스크림 전문점의 경쟁이 치열해지며 내실에 타격을 입었다”고 설명한다. 지난 5월 강수 일수는 14.4일로 역대급의 비가 이어졌는데 코로나19까지 겹치며 유동인구가 크게 줄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불매운동 여파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와 날씨, 아이스크림 전문점 확대는 모든 편의점에 공통적으로 작용하는 요인으로 GS25와 CU의 실적 희비 결과를 뒷받침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강수와 기타 원인에 따른 집객 하락으로 점포당 매출이 하락했지만, 유독 GS25의 실적 충격이 컸기 때문이다.
앞서 5월 캠핑용 식품 판매 포스터의 손가락 모양에 대해 남혐 논란이 일자 GS25는 대규모 할인에 나서며 고객 이탈 방지에 나섰다. 하지만 6월에도 김치를 파오차이로 명기한 삼각김밥이 논란이 됐다. 당시 아이스크림 5개 구매시 1개당 350원에 판매하며 최대 65% 할인에 나섰고, 매월 마지막주 일주일간 벌이던 ‘GS프라임위크’도 행사 기간을 2배 늘리고, 수입맥주를 4캔에 7200원에 판매하며 고객을 발걸음을 유도하며 프로모션을 돌입했다. 업계에서는 통상 4캔에 1만 원에 카드 할인까지 더해 9000원 대에 팔지만 7000원까지 낮춰파는 것은 이례적으로 봤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GS25는 매년 영업 인원 감축이나 교재비 등을 줄이는 등으로 영업이익을 관리해 왔는데, 이번에는 불매 운동으로 매출이 빠지면서 프로모션을 전례없이 강화한 점이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