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내 성차별 논란 불거져
인기 게임 오버워치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게임으로 유명한 미국 게임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J 앨런 브랙 사장이 사내 성차별 문화를 방치했다는 비판이 거세진 가운데 불명예 퇴진했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브랙 사장이 “새로운 기회를 추구하기 위해 회사를 떠난다”고 밝혔다.
브랙은 2006년 수석 프로듀서로 블리자드에 입사해 인기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의 성공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2018년 사장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회사는 이날 브랙의 사퇴 이유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으나 최근 불거진 성차별 논란으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리자드는 최근 직장 내 성차별과 성희롱 문제로 소송을 당한 상태다. 블리자드의 직장 문화를 감독하는 캘리포니아주 공정고용주택국은 지난달 20일 블리자드가 성차별적인 남성 위주 문화와 사내 성희롱을 방치해 주법을 위반했다며 피해 여성들에 대한 보상과 시정 명령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캘리포니아 고용당국이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여성 직원에 남성 직원보다 적은 급여와 승진기회를 부여하고 있으며, 회사 여성 직원들은 잦은 성희롱에 노출됐다. 하지만 브랙 사장과 주요 임원들은 이를 무시하고 효과적으로 시정 조처를 하지 않았다.
블리자드는 소송이 제기된 직후 내용이 왜곡됐을뿐더러 허위 진술까지 포함됐다고 주장했으나 직원 1500여명이 파업과 시위를 벌이자 보비 코틱 블리자드 최고경영자(CEO)는 뒤늦게 “솔직히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고 인정하면서 “사내 관련 정책을 재검토하고, 회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경청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블리자드는 브랙 사장이 퇴임함에 따라 여성 임원인 젠 오닐 개발 부문 총괄 부사장과 마이크 이바라 기술 담당 총괄 부사장을 공동 대표로 임명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