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 중 KBS가 외주 제작드라마 저작권에 가장 관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오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드라마산업 진흥을 위한 종합포럼’에서 성숙희 KBI 책임연구원의 ‘외주제작드라마 저작권 보유현황(2007년 방송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을 통해 드러난 사실이다.
KBS는 드라마 529편 중 279편의 저작권을 외주제작사가 소유하도록 했다. MBC는 637편 중 24편, SBS는 877편 가운데 한 편도 없었다.
2006년 전체 드라마의 외주제작비율은 67%에 이르렀다. 월화, 수목 드라마의 외주제작비율은 100%였다. 이어 특별기획드라마 78%, 주말극 43%, 시트콤 29%, 일일연속극 25%, 일일아침드라마 18% 순이었다.
성 연구원은 “월화드라마, 수목드라마, 특별기획드라마는 거의 외주제작사에서 만들고 일일드라마, 주말극, 시트콤 등은 방송사 자체제작드라마로 만들어진다. 방송사가 월화, 수목드라마를 외주에 주는 것은 외주제작에 한해서만 협찬 고지가 가능해서다. 전체 제작비 대비 PPL이 15~30%나 차지해 방송사보다 제작비 면에서 우위에 설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구본근 SBS 드라마국장은 “작년의 경우 SBS도 저작권을 외주제작사에 줬다. 지상파에서 콘텐츠는 중요하다. 콘텐츠 사업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저작권이고 이것은 목숨과 같은 것이다. 그런데 자꾸 내놓으라고 한다. 내놓을 수 있는 것이 있고 아닌 것이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아직도 방송사와 외주제작사가 강자와 약자로 비춰지는지 모르겠지만 스타 작가나 연출자를 보유한 곳이 방송사가 아닌 외주제작사다. 투자재원 역시 방송사가 아닌 외주제작사로 몰리고 있는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외주제작사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라고 호소했다.
김승수 드라마제작사협회 사무총장은 “태왕사신기의 경우 저작권을 외주제작사에서 가져갔지만 그만큼 제작비가 많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외주 제작사도 많은 돈을 버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해명했다.
김승욱 초록뱀미디어 부사장은 “외주제작사에서는 힘이 들어 2년 이상 버티지 못하고 떠나는 사람이 많다. 그러다 보니 전문 인력도 부족한 실정이다. 저작권 차원을 넘어 방송사와 공동제작을 하는 등 서로가 역할 분담을 해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