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사는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기본소득은 복지적 경제정책이다. 복지정책의 측면과 경제정책의 측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며 “복지와 성장이 양립 불가능하다는 생각은 고정관념에 불과하다. 세상에는 복지정책인 동시에 성장정책인 것도 있다. 그것이 바로 기본소득”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기본소득은 시한부 지역화폐로 지급해 소상공인 매출을 늘려서 지역경제를 살리는 경제정책임과 동시에, 가계소득 정부 지원 세계 최하위를 기록하는 우리나라에서 이를 보완하는 가계소득 지원 복지정책이기도 하다”고 부연했다. 정치권에선 지난해 5월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379억 원의 행정비용이 소요됐는데 선별 지급 시 추가로 42억 원 정도 예산이 소요되는 점을 의식해 “전 국민 지급이 낫다”는 주장도 나왔다.
기본소득의 효과는 아직 국내외에서 명확히 검증되지 않았다. 재정지출의 효과를 보지 못하고 근로 의욕만 떨어뜨릴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더 많다. 재정지출의 효과는 지급수단이 현금이든, 지역화폐든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한계소비성향이 약한 고소득층에선 기존 소비지출을 지역화폐로 사용하고, 그렇게 아껴진 현금을 자산으로 축적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기본소득 비판’의 저자인 이상이 복지국가소사이어티 대표(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재정은 필요한 곳에 효율적으로 써야 하고, 기대한 효과를 거둬야 한다”며 “소비를 위해 돈이 필요한 저소득층에 현금을 지원해 주는 건 필요성과 효율성 모두 뚜렷하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로 소비할 의사가 없는 고소득층에게 돈을 지원해 주는 건 목적이 없는 재정지출”이라며 “돈을 준다고 해서 소비로 쓰는 것도 아니다. 추가 지출을 해봐야 대개 수입 자동차 같은 내구재인데, 그게 지역경제에 도대체 어떤 도움을 주느냐”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참여정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과 건강보험연구원장 등을 역임한 진보계 시민운동가다. 그간 보편적 복지의 필요성을 주장해 왔지만, 기본소득만큼은 비판적이다. 이 대표는 “기본소득 지원액이 작다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지원액이 늘어난다면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근로 의욕 저하는 여러 부작용 중 하나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기본소득은 여권 내에서도 뜨거운 화두다. 이 지사라는 특정 대권주자의 공약이기 때문에 상대 후보를 견제하는 차원에서 설전이 오가기도 하지만, 조세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정책 자체에 동의하지 못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국민 10명 중 8명은 기본소득 도입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기연구원이 지난달 6일 발간한 ‘사람들은 기본소득을 이렇게 생각한다-2021 기본소득 일반의식 조사 결과(I)’에 따르면, 기본소득 액수를 월 20만 원 또는 월 50만 원으로 가정했을 때 ‘둘 중 어느 하나 또는 두 가지 모두에 찬성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80.8%로 집계됐다.
해당 연구는 알앤알컨설팅을 통해 3월 26일부터 4월 19일까지 전국 성인 1만 명(경기도민 5000명 포함)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39%포인트(P)다. 경기연구원은 경기도와 도내 시·군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정책연구기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