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발 인플레이션, 연준 통화정책 새로운 골칫거리로

입력 2021-07-26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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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경기회복 둔화 우려에 선택의 갈림길
"델타 변이, 선진국·중국 셧다운 시킬 수도"
27~28일 FOMC 주목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건물이 보인다. 워싱턴/AP연합뉴스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건물이 보인다. 워싱턴/AP연합뉴스
변이 코로나바이러스 ‘델타’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새로운 고민거리로 부상하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CNN방송이 보도했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하루 1만 명대에 그쳤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최근 약 5개월 만에 10만 명을 돌파했다. 후행 지표인 사망자 수와 입원 환자 수도 이미 증가 추세에 있다. 이는 유전자 변형으로 감염력이 강해진 변이코로나바이러스 ‘델타’가 미국 내 백신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 등을 중심으로 들불처럼 번져 나간 데 따른 결과다. 델타 변이는 이미 미국 내 신규 감염 사례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우세종이 됐다.

문제는 델타의 확산이 비단 보건 차원의 문제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워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특히 연준은 27~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델타 확산은 연준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인플레이션 압박을 더욱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 가뜩이나 압력을 받는 글로벌 공급망의 정상화가 더뎌지고, 이는 가격 상승 압박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델타가 한창 맹위를 떨치고 있는 영국에서는 이러한 조짐이 벌써 나타나고 있다. 영국 일부 지역에서는 지난주 슈퍼마켓의 몇몇 제품이 품절 됐으며, 수십만 명의 근로자들이 바이러스로 인해 격리된 이후 주유소에서는 기름이 바닥났다.

가까스로 기지개를 켜려는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델타 확산이 직접적인 만남을 지연시켜 일자리 회복을 방해할 수 있는 데다가 봉쇄 조치 등이 부활했을 땐 기업 경영 활동이 다시금 위축될 수 있다.

프랑스 신용보험사 외러에르메스의 댄 노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델타 변이는 선진국들과 중국을 다시 셧다운 시킬 수 있다”며 “이는 이미 분열된 공급망을 혼란에 빠뜨려 경제 성장에 또 다른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일각에서는 기대했던 것만큼 경기 회복세가 강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상황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지난주 2021년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5.8%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처럼 델타 변이로 인한 인플레이션과 경기회복 둔화는 연준을 선택의 갈림길에 놓고 있다. 물가 상승률을 잡기 위한 통화정책 정상화냐, 경기 부양을 위한 기존 정책 유지냐 둘 사이에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다만 당장은 연준이 최근 급격한 물가 상승세를 일시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만큼 통화정책 변화 좀 더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고 CNN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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