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미국의 젊은 소비자의 자동차 구매 패턴을 바꾼 것으로 조사됐다. 20대 소비자의 61%는 기존 계약을 포기하고 차종을 바꾸거나 중고차를 선택했다.
16일 미국 자동차 산업 조사업체 'GfK 오토모빌리티'가 현지 소비자 2만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18~29세와 30~44세 그룹 가운데 45%가 반도체 부족 사태로 차량 구매 계획을 변경했다.
반면, 65세 이상 소비자 중 차량 구매 계획을 바꾼 이는 11%에 그쳤다. 45∼64세 그룹도 21%에 불과했다.
신차 구매 계획을 바꾼 소비자의 대처 방법도 나이별로 차이가 있었다.
65세 이상 소비자의 69%는 기존 주문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거나 구매 자체를 연기했다. 초기 구매 계획 당시의 선택을 유지한 셈이다. 이들 가운데 다른 차종으로 계약을 바꾼 경우는 31%에 그쳤다.
반면, 18∼29세 그룹은 첫 선택대로 차를 기다리는 경우가 39%에 불과했다. 대신 쉽게 구매할 수 있는 다른 신차, 또는 중고차로 구매 방식을 바꿨다. 이밖에 기존에 선호한 일부 기능을 포기하는 경우가 61%에 달했다.
줄리 케너 GfK 오토모빌리티 수석부회장은 "중년 이상은 반도체 품귀 사태가 잦아들 때까지 기다릴 여유가 있지만, 젊은 층은 바로 차량을 교체할 필요가 있어 중고차를 구매하는 때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연구에 따르면 신차를 구매 또는 빌리려고 계획한 소비자 가운데 스포츠카(51%)나 고급 쿠페 차량(47%)을 구매하려던 소비자는 차량 구매 시 반도체 부족 사태에 영향을 받았다고 답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소형차(28%)를 구매하려던 고객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케너 수석부회장은 "고급 또는 고가의 차를 구매 계획을 변경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마이크로칩에 의존하는 고급 사양이 더 필요해 반도체 부족 영향을 크게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