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계열사인 현대위아가 사내 협력업체 비정규직 근로자를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는 부품 업체의 사내하청 근로자를 직접 고용하라는 최초의 대법원 판결이자 7년 만에 나온 결론이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8일 현대위아의 사내 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고용의사표시 등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한 원심을 확정했다.
앞서 현대위아 경기도 평택공장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2014년과 2016년 회사를 상대로 두 차례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현대위아와 사내 협력업체 사이에 체결된 도급 계약이 근로자 파견에 해당하는데, 자신들의 업무는 근로자 파견 사업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제조업의 직접 생산 공정 업무라고 주장했다. 또 2년 이상 파견 근로자를 사용한 회사가 직접 고용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밝혔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해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와 파견 근로자가 파견 대상 업무에 해당하지 않는 업무를 수행하면 사용사업주가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반면 현대위아는 "원고들이 사내 협력업체 소속으로 지휘·감독을 받지 않기 때문에 근로자 파견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그러나 1·2심은 현대위아가 사내 협력업체 근로자들에게 직·간접적으로 구속력 있는 지시를 내리는 등 상당한 지휘와 명령을 한 것으로 판단했다.
1ㆍ2심은 또 "도급계약에 따르면 사내 협력업체는 원칙적으로 엔진 조립 업무를 해야하지만 근로자들은 가공업무·출하검사·자재검수·외주검사·공장청소·도색작업 등을 수행했다"며 파견 대상 업무와 무관한 근로를 인정했다.
대법원도 "근로자들은 다양한 업무를 수행했고 별도의 도급비가 지급되는 등 현대위아와 사내 협력업체 사이의 도급계약 목적이나 대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 이행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