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 '백사마을' 내달초 시공사 입찰공고
GS건설 등 대형건설사 수주 전열 나서
북가좌6·마천4구역·노량진뉴타운 등서도 시공권 두고 '물밑 경쟁' 치열
올해 하반기 서울 재건축·재개발 수주시장에 큰 장이 선다. 대어급 정비사업장에서 수주 물량이 쏟아져서다. 정부 규제로 정비사업이 크게 위축되면서 리모델링 등 틈새시장을 노리던 건설사들이 알짜 재건축·재개발 사업지 시공권을 두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일 전망이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마지막 달동네인 노원구 백사마을 재개발 조합은 내달 초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낼 계획이다. 조합 관계자는 "8월 초 입찰공고 및 총회 등을 거쳐 10월쯤이면 시공사를 선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1960년대 후반 서울 용산·청계천 판자촌 등 재개발로 철거민들이 모여들며 형성된 백사마을은 2009년 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으나 주민간 갈등 등으로 장기간 사업이 표류했다. 12년 만인 올해서야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시공사 선정까지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아파트와 일반주택을 혼합한 2400여가구의 대규모 단지로 지어져 중계동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적지 않다. GS건설·현대건설·대우건설·포스코건설 등 굵직한 건설사들은 이미 현수막을 내걸고 물밑경쟁에 들어갔다.
서대문 북가좌6구역(1970가구)은 이달 시공사를 선정한다. 북가좌동 DMC(디지털 미디어시티)역 초역세권 단지로 롯데건설·DL이앤씨·GS건설 등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한강 이남 알짜 정비사업지에서도 치열한 수주전이 예상된다. 동작구 노량진뉴타운 3·5구역과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유일한 뉴타운인 송파구 거여·마천뉴타운 내 마천4구역이 올해 시공사 선정에 나선다.
한강 이남 알짜 뉴타운으로 불리는 노량진뉴타운에서 아직 시공사를 선정하지 않은 곳은 1·3·5구역 3곳이다. 3구역(1012가구)은 노량진뉴타운에서 1구역 다음으로 면적이 넓다. 5구역(727가구)은 3만8017㎡로 규모는 작지만 일반분양 물량이 많아 사업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량진뉴타운에서 최대 면적(13만2132㎡)를 자랑하는 1구역은 2992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로 거듭난다. 조합원 비중 적어 일반분양 물량이 절반 이상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사업성 면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는 곳이다. 시공사는 내년에 선정할 것으로 보이나 물밑 수주전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1372가구를 짓는 거여·마천뉴타운 마천4구역도 내달 초 시공사 선정 입찰에 나선다. 이곳은 뉴타운 내 5개 재개발 구역 중에서도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르다. 사업성 역시 좋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난달 열린 현장설명회에 현대건설·대우건설·DL이앤씨·롯데건설·포스코건설·호반건설 등이 얼굴을 내비쳤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강남권에 들어서는 대단지 아파트라는 점도 군침을 당기게 하는 요인이지만 마천4구역을 잡을 경우 아직 남아있는 이 일대 재개발 사업의 시공권 확보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있어 수주에 총력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업면적만 22만㎡를 넘는 관악구 신림뉴타운 내 신림1구역 시공권을 누가 가져가느냐도 초미의 관심사다. 무려 4000가구 안팎의 매머드급 단지가 될 전망이어서 DL이앤씨·GS건설 등이 사전작업을 벌이고 있다.
정비업계는 이들 재개발·재건축 사업지에서 올 하반기 건설사 간 수주 격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안전진단 규제 등으로 최근 정비사업 수주시장이 위축된 데다 코로나19로 해외건설 시장 진출마저 어려워지면서 건설사들이 먹거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