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윤석열'의 첫 메시지는 거칠면서도 강력했다. 현 정권을 향한 강도 높은 비판은 물론 기자들의 질문에도 피하지 않고 즉답을 내놨다. 다만 질문과 동떨어진 대답이나 모호한 답변 등 부족한 점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9일 기자회견에서 공개된 윤 전 총장의 정치 참여 선언문인 '국민께 드리는 말'은 검찰총장 시절 그의 메시지와 사뭇 달랐다. 총장 시절에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기 때문에 오늘도 이런 말씀을 드린다", "그것도 선택적 의심 아니냐"라며 정제된 언어를 선보였지만, 이날 메시지에는 거친 단어 선택이 눈에 띄었다.
윤 전 총장은 문재인 정권에 대해 '무도한 행태', '이권 카르텔, '권력 사유화', '부패 완판' 등의 단어를 사용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질의응답 과정에서도 한일관계를 묻는 말에 "이념편향 적인 죽창가를 부르다 지금 여기까지 왔다"며 강력한 단어를 선택했다. X파일 논란에 대해서도 "출처 불명의 아무 근거 없는 일방적인 마타도어"라며 정면 반박했다.
취재진의 물음에 답하는 자세도 달라졌다. 윤 전 총장은 3월 사퇴 후 측근과 대변인을 통한 전언 정치만 계속해 비판의 대상이 됐다. 이날은 이를 의식한 듯 질문을 피하지 않고 "기자님 말에 그대로 답하다가 공직선거법 위반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본래 정해진 시간을 10분 정도 넘겼고 행사 후에는 기자들과 스킨십까지 서슴지 않았다.
정치 참여를 이제 막 시작한 만큼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질의응답 과정에서 질문에 맞지 않는 답변이 나오기도 했고, 구체적인 정책 방향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정치를 처음 시작하는 윤 전 총장이 처음 경험하는 거라 쉽게 평가절하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며 "희망적 시작으로 정치 시작 행보를 바라보게 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