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7일 경기도 판교에 있는 NHN의 도심형 데이터센터 ‘NCC1(NHN Cloud Center)’에서 만난 김주환 NHN 인프라운영팀 이사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NCC1은 2015년 NHN이 자체 기술력으로 판교에 설계·구축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다. 특허 등록한 간접증발식 냉각장치(간접기화 장치)로 에너지를 절감하는 친환경 데이터센터를 표방한다.
NHN이 NCC1을 친환경 데이터센터로 자부하는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NCC1은 2019년 당시 데이터센터로는 유일하게 정부에서 인증하는 ‘에너지 위너상’에서 이산화탄소(CO2) 저감상을 수상했고, 같은 해 한국에너지공단에서 주관하는 에너지 절감 우수사업장 인증제도인 ‘에너지 챔피언’ 우수사업장에도 선정됐다. 지난해에는 간접기화 장치 등으로 한국에너지대상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김 이사는 “환경을 위해 IT 기업으로서 할 수 있는 건 다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며 “고객들이 요구하는 전통적인 기술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타사 데이터센터와 달리 간접기화 장치 등 새로운 기술을 과감하게 많이 도입했다”고 말했다.
NCC1은 전력 소모량을 어떻게 줄였을까. 본래 데이터센터에서 쓰이는 에너지 중 4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냉각시스템 개선이 핵심이다. 데이터센터의 메인을 차지하고 있는 IT·전력 장비의 경우 에너지 개선 여지가 크지 않다. 하지만 냉각 설비 등 공조 시스템은 효율적 설계 및 운영을 통해 상당량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
NHN이 특허 등록한 간접기화 장치는 서버실과 외부 사이에 설치한 열교환기로 물을 기화시켜 온도를 낮춘 공기를 끌어들이고, 뜨거워진 열만 외부로 배출하는 기술이다.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운영되는 탓에 뜨거워진 서버의 열을 식히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NCC1은 데이터센터의 적정 온도를 유지하면서도 전력 소모가 상당한 냉각장치의 소모량을 절약하기 위해 이러한 공조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이뤄낸 NCC1의 전력효율지수(PUE)는 1.2로, 국내 최고 수준의 효율을 자랑한다. PUE는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총 전력량을 IT 장비가 소비하는 전력량으로 나눈 값이다. 1에 가까울수록 IT 장비 외 불필요한 전력을 사용하지 않아 전력효율이 높고, 전력을 많이 절감한 것으로 본다.
김 이사는 “공조 장치만의 PUE는 1.09 정도이며, 여기에 모든 IT 장비가 더해진 총 PUE는 1.2 수준”이라며 “국내에서 이 정도 수준으로 운영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글로벌 IT 업체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 데이터센터의 PUE 평균값은 2.54다.
NHN은 현재 경남 김해에 두 번째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으며, 광주·순천에도 추가로 설립할 계획이다. 광주시와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 간 협력으로 구축되는 광주 AI데이터센터는 2023년 가동한다. 순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는 순천시와 협력해 세우는 민관 협력형 공공 클라우드센터로, 2025년까지 전남 소재 공공기관의 정보시스템 이전에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