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미션이 주어졌다. 지구온난화를 멈춰 기후위기가 불러올 재앙을 피하고, 우리가 누린 지구로부터의 혜택을 후손들에게도 물려줘야 한다는 절박한 공감대가 강해지고 있다.
작년 한 해, 지구의 온실가스는 약 5% 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때문이다. 한 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510억t. 우리는 이 가운데 고작 5%를 줄이는 데 엄청난 대가를 치렀다. 400만 명 가까이가 코로나19에 감염돼 목숨을 잃었고, 수 천 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하지만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을 제로(0)로 하지 않으면 이보다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계속 방관만 할 것인가. 지구온난화에 의한 기후위기를 계속 방치할 것인지, 해법을 마련해 후세에 영원한 삶의 터전을 물려줄 것인지 결단의 순간이 왔다.
인류가 사는 별, 지구는 지금 앓고 있다. 바로 우리, 인류 때문이다. 먹고, 마시고, 숨 쉬는 인류의 모든 활동이 지구를 아프게 한다. 이대로 가다간 우리 후세는 그 어떤 기성세대가 겪어보지 못한 기후 재앙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로 파리기후변화협약 채택 6주년을 맞이하면서 세계 곳곳에서 지구를 지키기 위한 탄소중립 움직임이 빠르게 구체화하고 있다. 작년 말, 온실가스를 65% 이상 배출하고, 세계 경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국가들이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 제로’ 달성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주요 기후지표는 계속 악화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한때 탄소 배출량이 줄기도 했지만, 이산화탄소 수치는 여전히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지난 10년간 지구 온도는 측정 이후 가장 더웠고, 10월의 북극해 얼음은 사상 최저치였다. 지구의 종말을 방불케 하는 초대형 산불, 홍수, 가뭄, 폭풍은 갈수록 ‘뉴노멀(새로운 정상)’이 되어가고 있다. 지구상의 사막 면적은 늘어나고, 바다는 플라스틱 쓰레기로 질식할 지경이다. 과학자들은 “지금부터 2030년까지 인류가 화석연료를 매년 6%씩 줄이지 않으면 상황은 더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코로나19 팬데믹에서의 회복은 인류에게 반가운 일인 반면에 큰 과제를 남긴다. 기후위기를 막으면서 지구 환경을 개선하고, 경제를 재건하고, 인류의 미래를 지속 가능케 해야 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를 퇴치하느라 전 세계가 새로운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팔을 걷어 붙였듯이 기후위기 대응에도 현실적인 노력과 의지가 필요하다.
국제연합(유엔)은 이를 가능케 하기 위해 인류가 해야 할 세 가지를 제시한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위한 진정한 글로벌 연합을 구축하고, ◇글로벌 금융을 파리기후변화협약,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와 연계해야 하며, ◇이미 기후변화의 영향을 심각하게 받고 있는 이들을 돕기 위한 적응과 회복력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 집 마련과 생계 유지, 자녀 교육에 급급하고, 당장 내일의 일자리가 불안한 우리에겐 막연한 탁상공론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우리와 다음 세대가 살아갈 더 먼 미래를 위해선 탄소를 배출하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는 방식을 찾아내야 한다. 비행기와 자동차를 덜 타는 것만으로는 30년 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없다.
이투데이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한다’는 정부의 비전과 발맞춰 ‘탄소발자국 지우기’ 대장정에 나선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국내외 상황을 점검하고, 장기적인 실현 로드맵을 제시한다. 아울러 정부와 기업, 시민사회와 연대한 ‘탄소발자국 지우기·All Together, For Tomorrow 2050’ 캠페인을 통해 탄소중립에 대한 시민 의식 제고와 일상 속 실천을 독려한다.
아무것도 바꾸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아직 늦지 않았다.
인간의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을 최대한 줄이고, 남은 온실가스는 흡수, 제거해서 실질적인 배출량이 제로(0)가 되게 하는 개념이다. 즉, 배출되는 탄소와 흡수되는 탄소량을 같게 해 탄소 ‘순배출이 0’이 되게 하는 것. 다른 말로는 ‘넷-제로(Net-Zero)’라 부른다.
개인 또는 단체가 활동이나 상품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전체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발생시키는 온실가스, 특히 이산화탄소의 총량을 의미한다. 책을 예로 들면, 나무를 자르고 운송해 종이로 가공한 뒤 디자인과 인쇄를 거쳐 서점 진열대에 놓이기까지의 전 과정을 탄소발자국으로 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