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로 세 부담 커져 매물잠김 심화 가능성"
지난 한 달간 서울과 경기도 아파트 매물이 1만 건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세 과세 기준일(6월 1일)이 지난 이후 매물 잠김이 심화하고 있는 데다 재건축 규제 완화 및 추가 집값 상승 기대감에 매물을 거둬들이는 집주인들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22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과 경기도 아파트 매물은 총11만2708건으로 한 달 전(5월22일 기준) 대비 9125건 감소했다. 아파트 매물이 한 달동안 1만 건 가까이 줄어든 건 올 들어 월간 기준으로 처음이다. 직전 한 달(4월22일~5월22일) 5000건 가까이 매물이 줄어든 데 이어 두 배 가까이 물량이 급감했다.
서울ㆍ경기지역 아파트 매물은 올들어 2월까지 줄다가 3월 들어 급격하게 늘었다. 지난 2월 22일~3월 22일 한 달간 경기도 아파트 매물은 약 1만 건, 서울은 6000건 가량 추가됐다. 그간 집값 급등 피로감과 정부의 공급 확대 기대감에 관망세가 확산한 영향이 컸다. 이같은 추세는 4월에도 이어졌다.
늘어나던 매물이 5월부터 다시 줄기 시작한 데에는 보유세 과세 기준일 영향이 적지 않았다. 6월 1일 전엔 절세 회피 매물이 시장에 제법 풀렸지만 과세 기준일이 지나고 나면 집주인들이 내놨던 매물을 다시 거둬들이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통상 과세 기준일이 지나면 집주인들이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높은 가격에 팔려는 심리가 강해진다"며 "특히 올해에는 양도소득세 중과로 세 부담이 더 커져 다주택자들이 물건을 내놓을 유인이 사라져 매물 잠김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에선 재건축 규제 완화와 집값 상승 기대감이 매물 감소 요인으로 꼽힌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4월 시장에 취임 한 뒤 재건축 활성화 기대감에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여서다. 노원구 상계동 A공인 측은 "매물은 거의 없는데 매수 문의만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14일 기준) 1년 6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인 0.12%까지 치솟았다.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지정과 재건축·재개발 조합원 양도 지위를 제한 등 강경책을 잇따라 내놨지만 상승세는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경기도에선 GTX 등 교통망 확대 호재를 가진 지역을 중심으로 매물 회수가 이어지고 있다. GTX-C 신설역이 사실상 확정된 경기도 안양 동안구는 지난주 집값 상승률이 0.99%로 1%에 육박했다. 동안구의 매물은 현재 1497건으로 열흘 전(1694건)보다 10% 넘게 줄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재건축 시장에 대한 서울시의 규제와 GTX 호재 기대감이 선반영 됐던 지역 집값이 일부 조정될 수는 있지만 세제 강화와 집값 상승 기대감 등으로 매물 잠김 심화가 이어져 서울ㆍ수도권에선 매도자 우위시장이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