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들어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이 연평균 7%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 정부 증가율 4%를 훌쩍 넘는 수준이다. 또 지난 한 해 동안 23.9조 원의 연구비가 집행돼 역대 최대 규모의 집행 시적을 보였다. 문 정부는 연구자 주도 기초연구, 중소기업 지원, 지방 R&D 비중의 증가와 함께 생명ㆍICTㆍSW 등 성장 잠재력이 큰 중점 과학기술 분야에 집중 투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1일 열린 제31회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 운영위원회에서 이러한 내용의 ‘2020년도 국가연구개발사업 조사ㆍ분석 결과(안)’을 보고했다.
국가연구개발사업 조사ㆍ분석은 2020년에 35개 부ㆍ처ㆍ청ㆍ위원회가 수행한 7만3501개 과제(전년 대비 4.5% 증가)에 대한 예산 집행 및 연구책임자 현황에 대한 통계분석 결과이다.
작년 정부 연구개발 총 집행액은 23조8803억 원으로, 국가연구개발사업 집행액 첫 20조 원 시대(20조6254억 원)를 열었던 2019년도 대비 15.8% 증가해 지난 15년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2017~2020년) 정부 R&D 총 집행액은 연평균 7.2% 증가했다.
작년 R&D 집행은 현 정부에서 중점 추진해 오고 있는 △연구자 주도의 기초연구 활성화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R&D 확대 △수도권과 지방의 R&D 격차 해소 등의 주요 국정과제와 관련 정책들을 뒷받침했다.
‘연구자 주도 기초연구사업’의 작년 집행액은 2조 원으로 전년 대비 18.3% 늘었고 현 정부 기간 연평균 16.6% 늘어 이전 정부(3.0%)보다 5.5배 증가했다. 중소기업 R&D는 2017년 3조 원 시대를 열었고 작년에는 3조9753억 원이 투자돼 4조 원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또 현 정부 들어 지방의 R&D 집행 비중이 수도권을 추월했다. 작년에는 지방(대전 제외)이 8.9조 원으로 39.6%를 차지했다. 수도권(서울ㆍ경기ㆍ인천)은 7.2조 원(31.7%)이었다. 지역 간 균형 발전을 중시하는 현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가 적극 추진된 결과로 풀이된다. 기초자치단체 상위 5개 지역은 대전 유성구(6조3624억 원, 28.0), 경남 사천시(1조1763억 원, 5.2%), 경기 성남시(5986억 원, 2.6%), 경남 창원시(5379억 원, 2.4%), 세종특별자치시(5159억 원, 2.3%) 순이다.
작년 ‘과제당 평균 연구비’는 전년 대비 10.8% 증가한 3.2억 원으로, 연구책임자 1인당 평균 연구비는 3.9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4% 늘었다. 40세 이하 신진연구자의 1인당 연구비는 1.5억 원으로 전년 대비 26.3%(0.32억 원) 증가했다. 정책 혜택을 받는 신진연구자 규모도 2020년 1만655명으로 2016년도(7437명)와 비교할 때 늘었다.
2020년 연구책임자 수는 4만6937명으로 전년 대비 5.3% 증가했다. 연구책임자 중 여성 비중은 정부의 ‘여성과학기술인 활성화 정책’에 2016년 14.6%(5147명)에서 2020년 17.4%(8154명)로 늘었다.
현 정부에서 국가 차원의 전략적 투자와 육성이 필요해 ‘제4차 과학기술기본계획’에서 선정한 11개 분야 중점과학기술에 대한 집행액은 13조367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4% 증가했다. DNA(데이터, 네트워크(5G), AI)와 BIG3(바이오헬스, 시스템반도체, 미래차)로 대표되는 혁신성장동력 분야에 집중 투자된 결과다. 생명ㆍ보건 의료분야 2.5조 원(11.3%), ICTㆍSW 분야 2.4조 원(10.8%), 에너지ㆍ자원분야 1.6조 원 (7.0%)이 지원됐다.
과기정통부 이석래 성과평가정책국장은 이날 사전 브리핑에서 “이번 자료는 인풋 개념의 통계자료로 성과 부분은 연말에 나온다”며 “특히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늘고 대기업과 협력해 글로벌 밸류체인을 만들어 가고, 여성 연구자 비율이 점차 증가한다는 점은 R&D 주체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 운영위원회 보고 이후 정부 정책ㆍ예산ㆍ평가 시 분석 자료로 활용된다.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와 국가통계포털을 통해 대국민 온라인 서비스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