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앤에프, 코스닥 '역대급' 유상증자…기대와 리스크 요인은

입력 2021-06-1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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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앤에프 CI
▲엘앤에프 CI
엘앤에프가 코스닥 시장 '역대급'인 5000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공모 방식으로 진행한다. 최근 연간 매출액 대비 7배가 넘는 대규모 수주로 생산시설과 원재료 매입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엘앤에프는 전날 4966억 원 규모 구주주 청약 후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 1차 발행가액을 7만6400원으로 확정했다. 특정 기간 주가를 가중산술평균 낸 후 15% 할인율을 적용한 가격이다.

이번 공모자금 중 2666억 원은 원재료 매입에 쓴다. 대규모 수주에 따른 원재료비 충당 목적이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에 LG에너지솔루션 등과 1조4547억 원 규모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 4월 SK이노베이션 등과 1조2175억 원 규모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각각 내년과 2023년까지다. 이 회사는 계약 두 건으로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3561억 원) 대비 750.40%(2조6722억 원) 수준의 수주잔고를 올렸다.

나머지 2300억 원은 이차전지용 양극활물질 제조 시설 확대에 쓴다. 구체적으로는 2019년 대구국가산단에 신축한 공장에 내년 10월까지 전기차(EV)용 2차전지 양극활물질 CAPA 증설한다. 이를 통해 연간 이차전지 양극활물질 생산량을 기존 4만 톤에서 내년까지 12만 톤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발행가액은 구주주 청약 전 3거래일 전인 다음 달 14일 기준 이전 1주일 주가(2차 발행가액)에 따라 정해진다. 확정가액은 1차 발행가액과 2차 발행가액 중 낮은 금액으로 한다.

유상증자 공모에 참여하려면 다음날(16일)까지 이 회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거나(구주주 배정) 다음 달 21일 실권주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일반공모에 참여하면 된다.

역대급 공모, 리스크는

투자자가 유의할 점은 수주잔고 연속성과 원재료 시세 변동이다.

이 회사는 올해 1분기 기준 특정 거래처에 대한 매출의존도가 86.7%에 달한다. 이미 2023년까지 대규모 수주를 받은 상황이지만 향후 수주 상황에 대해선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더욱이 대규모 설비투자를 한 상황이기 때문에 고정비 확대 우려도 있다.

이와 별개로 최근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커졌다는 점도 불안요인으로 꼽힌다.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은 자사가 개발한 4성분계 NCMA(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양극재다.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로 니켈 함량을 90%까지 끌어올렸다.

판매단가는 원재료 가격과 연동되며 특정한 공식에 의해 판매단가가 결정된다.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 판매단가가 높아져 매출이 커지고, 반대의 경우는 낮아진다. 원재료 가격이 낮아지면 고정비 부담은 커지게 된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니켈 가격은 지난 2월 최근 3년 내 최고가(톤당 1만9689달러)를 경신했으나, 3월에는 20% 가까이 급락하기도 했다. 이후 다시 오름세로 돌아서 변동 폭이 커진 상태다.

투자를 위해 대규모 차입금을 빌려와 이자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과 시장에서 자금조달이 잦아 지분가치 희석 우려도 부담이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대규모 자금차입을 통한 초기투자로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ESS 화재사건으로 수익이 급감한 2019년에는 영업손실 76억 원을 기록했다. 이자비용은 42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영업이익은 14억 원에 불과해 이자비용(약 50억 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1분기에는 시설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 신규인력 채용을 통한 인건비 증가 등으로 고정비가 증가해 영업손실 32억 원 기록했는데, 이자비용은 26억 원이 발생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매출액은 올해 약 1조 원가량이 반영되지만, 초기 투자비용으로 수익성은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개선은 내년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분가치 희석은 곧 오버행(과잉공급) 우려로도 이어진다. 이번 유상증자로 새롭게 발행되는 주식은 기존 총 주식 수 대비 22.64%에 달한다.

이는 최대주주가 참여 예정인 약 400억 원어치를 제외하면 전량 보호예수기간이 없어 잠재적 매도물량이 될 수 있다. 앞서 발행한 2~3회차 전환사채(CB)와 4회차 BW(신주인수권부사채) 전환 가능 물량도 현재 전환가액 기준으로 133만4872주에 달한다.

엘앤에프 관계자는 “본격적인 수익은 내년부터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수익률은 6%대 수준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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