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현금청산 등 이견 팽팽…합의까지 '험로' 예고
공공 정비사업 차질 우려
국회가 2·4 주택 공급 대책 후속법안 논의를 시작했지만 법안 합의에 난항을 겪고 있다. 공공 주도 정비사업 추진 타당성 부족과 후보지 내 주택 소유주 재산권 침해 문제 등으로 여야 간 팽팽한 대립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국토법안심사 소위원회를 열고 2·4 대책 후속법안을 논의했다. 국토위는 전날 한차례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후속법안 논의를 진행했지만 빈손으로 헤어졌다. 실제로 이날 법안심사소위에 상정된 법안 내용을 살펴보면 전날 한 차례 논의한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과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 관련 특례법’ 개정안 등 부동산 대책 후속 법안이 그대로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국회 국토위 소속 야당 의원실 관계자는 “현재 여야 간 논의가 진행 중이라 자세한 내용을 말하긴 어렵지만 전날 법안 합의가 완료됐다면 오늘 똑같은 법안을 재차 논의할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며 “현금청산 등 주요 쟁점을 놓고 여야 간 합의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여당은 2·4 대책 후속법안 논의 지연에 즉각 반발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 대책회의에서 “야당의 명확한 근거 없는 위헌 주장에 부동산 대책 후속 법안 심사가 지체됐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 주도 정비사업 추진을 위해선 근거 법안이 필요하다. 민간이 아닌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공공 주도 정비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선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LH 직원 땅 투기 사태와 법안 위헌 논란 등으로 법안 통과는 계속 미뤄졌고 결국 정부의 주택 공급 계획 일정에도 문제가 생겼다. 실제로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사업’(도심 복합개발사업)은 사업 일정이 8월로 미뤄졌다. 도심 복합개발사업 예정지구 지정은 애초 다음 달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법안 논의가 표류하면서 연기된 것이다.
여당으로선 야당과 빠른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양측은 법안 통과 여부를 두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특히 야당은 물론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국토위까지 법안 보완 필요성을 지적하고 있어 합의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회 국토위는 법안 심사보고서에서 “개발이익을 단순히 LH에 귀속시키는 것만으로 사업 공공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했다. 또 2·4 대책 발표일 이후 후보지 내 신규 매입 주택을 현금청산하는 조항에 대해선 “공공 정비사업의 시행 여부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토지 등을 매수한 자를 모두 투기적 수요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만약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면 해당 법안은 18일 국토위 전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이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이르면 29일 본회의에서 법안 통과를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