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훈훈한 두 대권 주자…원희룡 "제주 오지마라" 이재명 "존중"

입력 2021-06-1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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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왼쪽부터)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원희룡 제주지사, 이시종 충북지사,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해 10월 13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2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판 뉴딜 추진 이후 처음으로 전국 17개 시도지사가 참석했다. (뉴시스)
▲김태년(왼쪽부터)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원희룡 제주지사, 이시종 충북지사,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해 10월 13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2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판 뉴딜 추진 이후 처음으로 전국 17개 시도지사가 참석했다. (뉴시스)

코로나19 앞에서 두 대권 주자는 정치 논쟁을 멈췄다. 평소 여러 사안을 두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신경전을 벌이던 여권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야권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10일 하루만큼은 서로 의견을 존중했다.

원 지사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지사님, 간곡하게 부탁드린다"며 "이번 행사를 연기해 주시라"고 당부했다. 원 지사가 언급한 행사는 11일 열리는 '일본 원전 방사능 오염수 방류 대응 정책협약식'으로 이 지사는 행사 참석을 위해 이날 제주도로 떠날 예정이었다.

원 지사는 "제주는 코로나19와 힘겨운 싸움 중이다"며 "제주 방역이 무너지면 제주 경제도 국민 관광 힐링도 모두 치명상을 입는다"고 말했다. 이어 "후쿠시마 오염수보다 당장 제주 코로나19 방역이 시급하다"며 "당리당략과 정치적 유불리를 따질 때가 아니다. 경기도가 어려울 때는 먼저 나서 모든 도움을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원 지사의 제안에 화답했다. 그는 "제주도의 방역을 책임지고 계신 원 지사님의 의견을 무조건 존중해 제주 일정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하루 수백만 명이 입출경하는 경기도의 방역책임자로서 하루 수천수만에 이를 제주 입도객 중 경기도 공무방문단 10여 명이 제주도 방역 행정에 지장을 준다는 것이 납득하기 어렵다"면서도 "도민 안전을 책임진 제주지사의 판단과 의지는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이어 "그것이 지방자치에 대한 존중이며, 방역 행정에 대한 협조일 것"이라며 "조만간 (제주도를) 꼭 다시 찾아뵙겠다"고 부연했다.

이에 원 지사도 곧바로 글을 올려 "행사를 연기해 주신 어려운 결정에 감사드린다"며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해) 앞으로 함께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의 상황도 있고 바쁜 일정이시겠지만 제주 백신 우선 접종 문제를 헤량해 주시고 가능하면 도움을 부탁드린다"고 얘기했다.

한편 이 지사의 방문 취소를 두고 원 지사를 향한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원 지사가 평소 서울을 자주 오가는 것을 지적하며 "상식적으로 정말 방역이 걱정되면 제주도청의 여러 행사와 본인의 정치적인 일정부터 최소화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방역 핑계 대면서 이렇게 하면 안 되는 것"이라며 "일방적으로 일정을 취소 통보하고 제주도에 오지 말라고 하는 것은 정말 쪼잔한 행동"이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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