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등장한 '망상'…이준석 "막말 프레임" vs 나경원 "말조심해라"

입력 2021-06-10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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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마지막 토론

잔잔하던 토론 중 '망상' 두고 논쟁
이준석 "망상이 장애인 비하 맞냐"
나경원 "같은 편끼리 그런 언어 맞나"
정책 얘기에도 집중…10일 투표 마감

▲국민의힘 당 대표에 도전하는 나경원(오른쪽부터), 주호영, 조경태, 이준석, 홍문표 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TV토론회에서 토론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 대표에 도전하는 나경원(오른쪽부터), 주호영, 조경태, 이준석, 홍문표 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TV토론회에서 토론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자들의 마지막 토론은 '망상(妄想)'으로 얼룩졌다. 앞선 토론보다 공방도 적고 정책 얘기가 많았지만, 이준석 후보와 나경원 후보는 망상이 장애인 비하 단어인지를 두고 짧은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홍문표·조경태·이준석·주호영·나경원 후보는 10일 오후 KBS가 주관하는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자 토론회 참석했다. 이날 토론은 치열한 공방보단 상대적으로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중반부까지 정책 논의가 주를 이뤘다.

잔잔하던 상황에 논쟁이 붙은 지점은 나 후보의 두 번째 주도권 토론 중이었다. 나 후보는 이 후보를 겨냥해 "이번 전당대회에서 사용한 용어들을 보면 굉장히 걱정되는 부분이 많이 있다"며 "앞으로 당 대표가 된다면 아주 적절치 않은 표현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패널로 있을 때 한 번도 설화가 없었다고 얘기하지만, 패널로 요구되는 언어와 당 대표 자리에서 요구되는 언어는 분명히 다르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이 후보는 "그 부분에 대해 깊이 공감한다"면서도 "나 후보가 제가 망상 표현을 썼다고 해서 그걸 장애인 비하라고 한 건 오히려 나 후보가 후배 정치인에게 막말 프레임을 씌운 것"이라고 반박했다.

전날 나 후보는 이 후보가 본인이 제시한 윤석열 배제론에 대해 '망상'이라는 표현을 쓰자 "장애인을 정신적으로 비하할 수 있는 아주 위험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망상'이란 단어가 '이치에 맞지 않는 헛된 생각'을 뜻하면서도 정신질환 유형을 분류하는 의미라는 주장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젊은 사람들은 이런 걸 '억까'라고 한다"며 "억지로 까려고 한다는 뜻"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런 걸 막말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억까를 중단하는 것이 네거티브 논쟁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나 후보는 "아주 공격적으로 말한다"며 "왜 물고 늘어지는지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같은 편끼리 그런 언어를 쓰는 게 맞냐"며 반문했다.

이 후보는 나 후보의 물음에 바로 답하지 않고 자신의 주도권 토론 시간을 통해 "망상이 사회적으로 통용되기 어려운 장애인 비하 단어라고 확답할 수 있냐"고 반박했다. 이에 나 후보는 "망상이라는 단어가 정신 장애인의 일종의 과대망상, 이런 것을 말씀드린다"며 "당 대표의 언어의 무게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후보는 "원내대표 때 쓴 단어를 다시 언급하지 않겠다"고 반박했다. 과거 나 후보가 원내대표 시절 '달창'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던 점을 지적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달창은 '달빛창녀단'의 준말로, 보수 네티즌들이 '달빛기사단'이라 불리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을 속되게 부르는 말로 알려져 있다.

나 후보는 "원내대표를 거치면서 그러한 수많은 경험을 했기에 얼마나 말의 무게가 중요한지 알고 있다"며 "중진들이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제가 젠더 문제를 경험하면서 여성 혐오 낙인을 찍는 자들이 많은데 무슨 말을 했냐고 물어보면 딱히 여성 혐오를 한 것 같지 않다고 말한다"며 "막말 논란도 망상이 막말이면 무슨 말을 해야 하냐"고 비판했다.

두 후보의 치열한 공방에 주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 "흥행에 많은 기여한 이 후보 수고 많았다"면서도 "사이에 껴서 나경원과 이준석의 가시 돋친 설전을 보는 게 조금 불편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마치고 나면 빨리 좋은 관계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하자 이 후보와 나 후보는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5명의 후보는 마지막 토론인 만큼 차기 대통령 선거, 노인 문제, 당 소속 의원들의 재산 전수조사, 여성 문제 등을 두고도 긴 시간 토론을 나눴다. 후보들은 토론 시작 후 이날 광주 동구에서 발생한 건물 붕괴 사고 피해자들에 대한 애도의 뜻도 밝혔다. 왼쪽 가슴에는 이 후보가 준비한 '천안함 배지'를 달고 나오기도 했다.

한편, 국민의힘 당 대표 선출을 위한 당원 투표는 10일 종료된다. 이번 당 지도부 선출은 선거인단 70%, 국민 여론조사 30% 비율이 적용되며 투표 결과는 11일 오전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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