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적자 수렁에 빠진 대교가 ’젊은 피’ 수혈을 통해 실적 정상화를 꾀한다. 대교의 구원투수로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의 장남인 강호준 최고전략책임 상무가 발탁돼 사내에서는 기대감도 남다르다. 대교그룹 전체로 보면 대교그룹 오너 2세로의 경영승계 시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이지만, 적자가 지속하는 등 실적 회복이 더딜 경우 경영 수완에 대한 재평가 위험도 내포하고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교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첫 영업 적자를 냈다. 대교는 지난해 연결기준 28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영업이익이 294억 원이었던것과 비교하면 규모가 상당하다. 게다가 매출은 6270억 원으로 2000년 7334억 원의 매출을 올린 이래 20년 만에 7000억 원을 밑돌았다.
작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 외에도 ‘에듀테크’가 교육업계의 경영 화두로 떠오르는 가운데 이러한 변화에 뒤처진 결과로 평가된다. 에듀테크는 오프라인에서 강세를 보였지만 에듀테크에서는 취약한 모습을 보인다. 이는 에듀테크 회원 수로 입증되는데, 대교의 에듀테크 교육프로그램 가입 학생 수는 작년 하반기 기준 20만 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상반기 17만 명 대비 소폭 증가한 것으로, 경쟁사인 웅진씽크빅의 46만 명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를 반영하듯 대교의 어닝 쇼크는 올해에도 이어졌다. 소규모의 적자 내지 본전 수준의 실적이 예상됐으나 1분기 영업손실은 44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두 배를 넘었다. 그나마 전분기인 작년 4분기 61억 원에서 적자 규모가 줄었다는 점이 위안거리였다.
최근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대교는 선수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7년간 대교를 이끌었던 박수완 대표는 내년 3월까지 임기가 남았음에도 지난 3월 중순 실적 부진을 책임지고 물러났다. 그 자리를 대신 채운 것이 강호준 신임 대표다. 강 대표는 2009년 대교 해외사업전략실에 입사해 2013년 해외사업총괄, 2018년 최고전략책임자를 맡아 그룹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업무를 맡아왔다. 강 대표는 대교의 에듀테크 사업에 힘을 주고 있으며 사내에서는 강 대표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대교 관계자는 “아무래도 부임한지 얼마 안 돼서 상황은 지켜봐야겠지만 젊은 CEO로 변경되다 보니 내부적으로 기대를 많이 갖고 있다”며 “또 대교는 2019년 수학 과목을 시작으로 올해는 국어나 영어 쪽으로 에듀테크(써밋)를 확장하는 등 이에 비중을 높여 실적 개선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대교가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다시 흑자를 내는 등 점진적인 실적 회복을 예상한다. 증권업계 컨센서스에 따르면 대교는 2분기에도 적자가 이어질 전망이다. 2분기 영업손실은 17억 원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3분기 19억 원, 4분기 54억 원의 영업이익 흑자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