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이 두달연속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세계 8위 외환보유액 국가 지위도 한달만에 재탈환했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말 외환보유액은 전월말대비 41억5000만달러(0.9%) 상승한 4564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4월말 사상처음으로 4500억달러를 돌파한 이래 두달째 최고치다.
외화자산에 대한 운용수익도 늘었다. 외환보유액 중 운용할 수 있는 외화자산은 4400억달러를 넘긴 상황이다. 채권투자 등에 따른 수익이 자연스레 증가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밖에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기타통화 표시자산에 대한 미달러화 환산액이 늘었다. 실제, 주요 6개국 통화대상 달러화지수(DXY)인 달러인덱스는 5월말기준 89.83을 기록해 전월말(91.28)대비 1.6% 떨어졌다. 이는 4월 2.1% 급락 이래 두달째 하락세로 2018년 1월(89.10) 이후 3년4개월만에 최저치다. 한국시간 기준으로도 90.03을 보여 전월말(90.61)보다 0.6% 하락했다. 통상, 달러화지수가 1% 변동할 경우 외환보유액은 20억달러를 전후로 변동해왔었다.
같은 기간 유로화는 0.6%, 파운드화는 1.7% 절상됐다. 반면, 엔화는 0.9%, 호주달러화는 0.8% 절하됐다. 원화 환율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5월말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월말보다 1.4원(0.1%) 떨어진 1110.90원을 기록했다.
신준영 한은 외환회계팀장은 “거주자 외화예금이 늘어난데다 은행들의 지준운용에 따라 금융기관 지준예치금이 증가했고, 외화자산 운용수익과 미 달러화 약세에 따른 기타표시 자산 환산액 등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증가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부문별로 보면 국채나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 등에 투자하는 유가증권은 19억8000만달러 증가한 4140억5000만달러를, 해외 중앙은행이나 주요 글로벌은행에 보관해 둔 현금성 예치금은 22억1000만달러 늘어난 294억4000만 달러를,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은 2000만달러 확대된 35억4000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IMF 회원국이 출자금 납입 등으로 보유하는 IMF에 대한 교환성통화 인출권리인 IMF포지션은 6000만달러 감소한 46억4000만달러를 보였다. 금은 전월과 같은 47억9000만달러(104.4톤)를 유지했다.
한편, 4월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4523억달러)는 세계 8위로 한단계 올라섰다. 2월에 2년만에 8위를 탈환했다, 3월에 다시 한계단 떨어진 9위를 기록했었다.
1위는 3조1982억달러를 보인 중국이 차지했다. 이어 일본(1조3785억달러), 스위스(1조704억달러), 러시아(5905억달러) 순이었다. 홍콩(4906억달러)은 우리보다 한 단계 위인 7위를 기록했고, 사우디아라비아(4406억달러)는 우리보다 한 단계 아래인 9위를 보였다.
신 팀장은 “순위가 왔다갔다하고 있다. 사우디와 금액에 별 차이가 없다. 유가상승에 소비회복도 있어 기조적 변화없이도 순위가 바뀔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