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바로 아래 직책인 '제1비서' 자리를 신설하고 이를 당 규약 개정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 권력서열 2위 자리를 명문화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1일 연합뉴스는 북한은 지난 1월 노동당 8차 당대회에서 '조선노동당 규약'(이하 당규약)을 개정하고 제3장 '당의 중앙조직' 중 제26조에서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는…당중앙위원회 제1비서, 비서들을 선거"한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김정은 총비서 밑 7명의 당 비서 중에 제1비서 직함이 신설된 것이다. 특히 "당 중앙위원회 제1비서는 조선노동당 총비서의 대리인이다"라고 명시했다.
다만, 제1비서 자리 신설에도 관련 인사는 공개하지 않았다. 현재 정치국 상무위원은 김 총비서를 비롯해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조용원 당 조직비서,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김덕훈 내각 총리 등 총 5명이다.
북한 전문가들은 당 제1비서라는 직함을 고려했을 때, 정치국 상무위원 중에서도 김정은 총비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조용원 비서가 제1비서를 맡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조 비서는 지난달 7일 세포비서대회 2일차 회의를 다른 비서들과 함께 지도하기도 했다.
조용원 외에 김 총비서의 여동생 김여정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당규약에 제1비서를 신설한 8차 당대회에서 김여정은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당중앙위 위원, 당 제1부부장에서 부부장으로 내려앉은만큼 가능성이 작다. 추후 김여정의 보직이 높아지면서 맡을 가능성은 있다.
제1비서라는 직함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2012∼2016년까지 사용한 것. 2012년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영원한 총비서'로 추대하고 김정은 총비서는 당 제1비서직을 신설에 맡았다.
이후 2016년 '비서제'를 '위원장제'로 전환했으나, 이번 당규약 개정을 통해 다시 비서제 이를 되돌리고 김일성, 김정일에 이어 자신도 총비서 자리에 올랐다. 개정 당규약에서는 김정은 총비서를 '최고영도자' 대신 '수반'으로 지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