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간편결제 시스템 합쳐 ‘페이’ 대항전선 구축
◇시중은행, 네이버·카카오와 협업 = 23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일부 시중은행이 빅테크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가장 활발한 곳은 신한·하나·우리은행 등이다. 그동안 잠재적 경쟁자로 여겨 배타적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잘 활용하면 디지털전환(DT)에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신한은행은 이달 중순부터 네이버 부동산을 통해 전세 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이용자가 네이버 부동산에서 전세 매물을 검색한 뒤 신한은행 전세대출 배너를 클릭해 한도와 금리를 알아보는 구조다. 네이버의 부동산 금융 진출 논란이 불거지면서 일시적으로 해당 서비스가 중단됐지만, 조만간 다시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다른 은행들도 네이버 부동산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제는 수수료다. 수수료는 따로 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은행들이 네이버 부동산에 종속될 경우 통행세를 부과해도 거부하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 우리은행도 빅테크와 협력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네이버파이낸셜과 손잡고 연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전용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도 빠르게 은행들을 흡수하고 있다. 카카오페이가 운영하고 있는 신용대출 금리 비교 여기에 참여한 1금융권은 하나·신한·우리·경남·부산·한국시티·SC제일·광주·전북·대구·수협은행 등 11곳이다. 카드, 보험, 저축은행·캐피탈을 더하면 39곳에 달한다. 금융사들은 카카오페이를 거쳐 대출이 실행되면 대출액의 0.1% 안팎을 수수료로 지급한다.
◇금융지주 연합체 꾸려 빅테크 견제 = 일각에선 자칫 금융업의 빅테크 종속 현상을 나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금융지주사들은 빅테크와 손을 잡되, 다른 한편으로는 견제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빅테크는 일방적인 경쟁만 하기 보다는 협업도 해야 하는 계륵 같은 존재”라며 “협업과 경쟁 사이에서 전략적 관계 유지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지주사는 간편결제 시장에서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에 대항하기 위해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회사별로 도입한 간편 결제시스템의 경쟁력이 빅테크에 밀린다고 판단, 개방성과 확장성을 위해 연내 간편결제시스템(앱카드) 통합 작업을 준비 중이다. 현재 6개 전업 카드사와 BC카드, 농협은행 NH농협카드는 최근 간편결제시스템 개방 원칙에 합의했다. 이르면 연말부터 카드 간편결제시스템 하나만으로 다양한 카드 결제를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사가 직접 인터넷 전문은행을 설립, 운영하는 방안이 올 하반기 논의된다. 비대면 서비스가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분투자 형식의 간접 투자 대신 100% 지분을 보유한 형태로 직접 인터넷은행을 설립, 운영하겠다는 구상이다. 은행연합회는 지난 1분기에 금융지주를 대상으로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에 대한 수요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