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가 당분간 소강상태를 보일 것이란 증권가 전망이 나왔다.
21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지속해서 순매도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연초 이후 이날까지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17조 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기관은 33조 원을 넘게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51조 원 넘게 순매수하며 장을 떠 바쳤다.
기관 매도세는 국내주식시장 호황으로 목표한 국내 주식의 투자 비중을 넘어서는 경우가 생긴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자산배분 비중을 지키기 위해 국내주식 비중을 줄이면서, 기관투자자들의 순매도 규모는 지난해보다 커진 것이다.
외국인은 연기금, 펀드, 헤지펀드, 국부펀드, 패밀리오피스 등 다양한 투자 주체로 나눌 수 있다. 장기투자 성격이 짙은 펀드는 미국이나 룩셈부르크에 영향을 많이 주고, 헤지펀드나 패밀리오피스는 영국이나 아일랜드 등에 영향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순매도가 많았던 미국계자금은 지난해와 올해 각각 16조 원, 5조3000억 원 규모 국내주식을 순매도했다. 미국 연기금이 글로벌 주식시장 상승세로 주식 자산의 비중이 커지면서, 일부 주식을 이익을 실현한 영향으로 보인다.
연초 이후 우리나라 주식을 가장 많이 매수한 국가는 아일랜드, 룩셈부르크, 쿠웨이트, 사우디 등이다. 유안타증권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아일랜드 룩셈부르크는 헤지펀드와 패밀리오피스가 많이 설정됐고, 쿠웨이트와 사우디는 국부펀드의 영향력이 크다.
중동의 국부펀드, 패밀리오피스 등은 상대적으로 자산 배분에서 유연성을 가질 수 있다. 연초 이후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전망을 밝게 보는 국부펀드, 패밀리오피스 등이 우리나라 주식을 매수한 것이란 분석이다.
인플레이션 우려도 있다. 코로나19로 동결된 기준금리와 침체됐던 세계 경제 정상화로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연기금의 주식 자산 비중 축소가 수개월째 이어지면서, 글로벌 연기금의 주식 자산 매도 부담은 상당 부분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도 “하지만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것은 신흥국 자산에 대한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분간 외국인은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대해 미지근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