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이마트 그룹이 네이버와 함께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근 지분을 교환해 혈맹을 맺은 양사가 맞손을 잡으면서 이베이 인수전은 더욱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이마트는 네이버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여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신세계가 최대주주를 차지하고, 네이버가 2대 주주로 참여하는 컨소시엄이 유력할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신세계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진행 중인 사항은 없다”라며 선을 그었다.
SSG닷컴을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이마트 그룹은 현재 매각에 나선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했다. 이베이는 지난해 네이버(17%), 쿠팡(13%)에 이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점유율 12%의 거래액 3위 사업자로, 3~5%에 불과한 이마트의 SSG닷컴과 합칠 경우 단숨에 빅 3 업체로 도약하게 된다.
문제는 높은 가격이다. 이베이 측이 제시한 몸값은 5조 원 가량으로 시장에서는 4조 원 대에서 인수가 성사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몸값이 치솟을 우려가 있어 리스크를 분산할 필요가 있다. 특히 양사는 지난 3월 2500억 원 규모의 지분 교환을 통해 쿠팡에 대응하기 위한 혈맹을 맺고, 빠른 배송과 플랫폼 노하우 등을 공유하기로 한 상태다.
여기에 신세계는 이베이 인수전 뿐만 아니라 요기요 인수전에도 나서고 있다. 자금이 더 필요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요기요 인수전에는 신세계를 비롯해 롯데, GS리테일 등 주요 유통 대기업과 MBK파트너스, 텍사스퍼시픽그룹(TPG), CVC캐피탈등 국내외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눈치 게임을 벌이고 있다.
이마트는 2019년부터 지속적으로 비효율자산 매각으로 현금을 꾸준히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마곡지구 부지를 매각해 6000억 원을 마련했고, 그 결과 올해 1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은 1조637억 원에 달한다. 신세계는 4952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매각한 가양점 판매 대금 6820억 원과 남양주 땅 처분액을 더하면 자금 여력은 2조3000억 원 수준으로 불어난다.
하지만 인수전에 뛰어든 롯데그룹 역시 만만치 않은 상대다. 롯데도 점유율 5%에 불과한 롯데온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킬 기회를 이베이 인수에서 찾고 있다. 올 2월 조영제 전 대표(이커머스 사업부장)를 사실상 경질하고 그 자리에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 출신 나영호 대표를 새로 영입하면서 인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자금 여력 역시 충분하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11월 5개 점포 및 물류센터 토지를 롯데리츠에 양도해 약 7300억 원을 확보했다. 이를 포함한 올해 1분기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조8616억 원 수준이다. 여기에 화학과 금융사까지 계열사로 둬 실탄은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홈플러스를 운영하는 MBK파트너스도 최근 점포 유동화에 나서며 자금을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11번가를 운영하는 SK텔레콤도 인수 의지를 보이면서 인수가격을 들러싸고 치열한 눈치 작전을 벌이고 있다. 이베이 본입찰은 당초 이달 14일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실사 작업 등에 차질을 빚으며 이달 말 이후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