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한분이 ‘키뮤스튜디오가 무채색 같은 일상에 예쁜 물방울 한 방울 떨어뜨려줬다’라고 말씀해주신 게 기억이 난다. 콘텐츠로 세상의 경계를 허물고 싶다.”
키뮤스튜디오는 ‘특별한 디자이너’라고 불리는 발달장애인들이 콘텐츠를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환경, 난민, 인권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디자인으로 풀어보자는 취지로 2018년 8월 출범했다. 현재 발달장애인 6명이 정규직, 2명이 인턴으로 근무 중이다.
장애인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만들고 유니크한 콘텐츠로 가치를 생산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남장원 대표는 “2008년 발달장애인 미술 봉사활동을 하면서 현재의 디자이너들을 만났는데, 당시 이들이 그린 그림은 이전에도 이후에도 볼 수 없을 만큼 독특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교수나 전문가들에게 해당 그림을 보여줬는데 ‘어떤 작가가 그린거냐’라고 말씀하시는 모습에 이들도 충분히 전문 디자이너나 일러스트레이터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이들을 도와주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게 아닌 재능만 보고 디자이너 대 디자이너로 같이 일하고 싶었을 뿐”이라며 “발달장애인라는 단어를 마케팅적으로 포장하기 싫고, 사회적 문제를 콘텐츠를 통해 트랜디하게 다루는 회사로 알려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아트웍은 네이처리퍼블릭(화장품 패키지), 한국조폐공사(별자리 메달), 페레로로쉐(골드크리스마스 굿즈), 삼성전자(세이브더월드 굿즈) 등 여러 기업과 컬래버되기도 했다.
협업 프로세스를 통해 약 2주에 걸쳐 작품을 제작한다. 라이선스와 IP, 커머스 판매, 굿즈 등을 통해 2018년 4500만 원에 불과하던 매출은 지난해 3억 원을 기록해 2년 만에 6배 이상 성장했다.
현재 남 대표는 충현비젼대학교에서 3년 과정인 키뮤디자인 학과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미술에 재능 있는 발달장애인 디자이너를 발굴하고 교육과 직무개발, 취업연계 등까지 진행하고 있다. 2019년에는 해당 학과를 졸업한 3명을 전원 고용했다.
올해 3월에는 소셜 패션 브랜드 ‘XYZ BY KIMU’를 론칭했다. 알파벳 끝 글자(XYZ)에 주목해 소외된 사회 문제에 집중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맨투맨, 에코백 등 패션 아이템에 환경, 인권 등과 관련된 그래픽을 넣었다. 5월 말에는 장애인연계고용 제도를 활용한 사업모델 ‘키뮤브릿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현행법상 100명 이상의 직원을 둔 기업은 반드시 장애인을 의무적으로 고용해야한다.
그는 “특별한 디자이너들의 일자리를 조금 더 안정적으로 창출하기 위함인데, 이번에 장애인 표준 사업장을 정식으로 등록했다”라며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은 기업들은 우리와 도급 계약을 통해서 고용 패널티를 60% 정도 할인을 받을 수 있고, 우리도 장애인을 추가로 고용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소셜 브랜드나 NGO 등과 함께 사회 이슈들을 컬래버 상품으로 대중에게 소개하는 협력 프로세스를 만들고 있다”라며 “최근 키뮤 스토어를 리뉴얼했는데 다양한 사회적 브랜드들과 함께 우리 스토어 안에서 판매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남 대표는 “현재 근무 중인 발달장애인들이 교육부터 시작해 디자이너가 되기까지 10년이 걸렸는데 이마저도 우리가 직접 찾아다니면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라며 “사회단체나 정부, 지자체를 중심으로 저소득 및 취약계층 장애인들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연구가 선행됐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