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항공사들이 올해 1분기에도 화물 실적 호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실적 하락을 방어한 가운데 화물 용량 부족으로 글로벌 항공시장의 화물 강세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19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3월 전 세계 국제 화물수송실적(CTK)을 기준으로 측정한 글로벌 화물 수요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4.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사상 최고 수준이다. 반면 항공화물 수용 용량(ACTK)은 2019년 같은 시기보다 11.7% 감소했다.
올해 항공화물 수요는 세계 경제 회복세 등에 힘입어 지난해 대비 13.1% 증가, 2019년 수준보다 2.8% 늘어날 것으로 IATA는 전망하고 있다.
반면 공급은 어려운 상태다. 코로나19로 인해 국제선 운항이 타격을 입으면서 여객기 운항 축소로 여객기의 화물칸인 벨리카고 용량은 3월 기준 2019년 대비 38.4% 감소했다.
윌리 윌시 IATA 사무총장은 “화물은 현재 항공 사업에서 밝은 부분”이라면서 “항공사들이 화물 용량 확보를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사들은 화물 용량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화물기 운항을 늘리고 있다. 3월 기준 화물기 용량은 2019년보다 20.6% 늘어난 상태다.
국내에서도 대한항공이 올해 1분기 화물기를 주간 143회 운항했다. 이는 전년 대비 평균 7% 증가한 것이다. 화물 전용 여객기는 월 700~800회 운항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해 A350 여객기 2대를 화물기로 개조한 데 이어 올해 2월 2대를 추가로 개조했다.
항공사들은 화물 실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수익 하락을 방어하는 추세다. IATA에 따르면 기존에는 항공화물이 항공사 수입의 10~15% 정도로 미미했으나 올해에는 3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1분기 대한항공의 화물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대한항공은 여객기 벨리 공급 부족, 국제 무역 회복세 전망 등으로 상반기까지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화물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하며 실적 방어에 보탬이 됐다고 평가한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화물 전용 여객기로 운영 중인 A330 6대의 기내 좌석을 제거했다. 앞서 여객기 777-300ER 10대의 좌석을 제거해 화물 운송에 투입한데 이어 추가로 여객기를 개조한 것이다.
수요 증가와 공급 부족이 겹치면서 항공화물 운임은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달 항공화물 운임지수인 TAC 지수의 홍콩~북미 노선 화물 운임은 1kg당 8.48달러로 급등하며 최고치를 썼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여객 시황이 안 좋을수록 양대 국적사의 화물 반사이익은 커지고 있다”며 “최근 글로벌 물류대란이 심화함에 따라 항공화물 운임은 2분기에도 강세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