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제 시행 지역에서 거래가 한순간에 멈추며 2주째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집주인들이 재건축 추진 기대감에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호가는 부르는 게 값일 정도다. 대폭 호가를 높인 배짱 매물이 신고가 거래로 이어지며 인근 단지까지 몸값을 높이고 있다.
1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과 영등포구 여의도동, 양천구 목동 재건축 단지 일대에 대해 토지거래허가제가 발효된 이후 거래가 등록된 곳은 한 곳도 없다.
앞서 토지거래허가제 시행을 예고한 지난달 21일부터 26일까지 압구정 4건, 목동 신시가지 22건, 여의도 5건 등 모두 31건의 거래가 이뤄졌고 신고가도 다수 나왔다.
인근 공인중개업소들은 “연간 50건 이상 꾸준히 거래되던 아파트인데 올해 들어 거래가 뚝 끊겼다”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고 토로했다.
일정 규모 이상의 주택·상가·토지 등을 거래할 때 해당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 없이 거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토지가격의 30% 상당 금액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이런 까다로운 매매 규정 탓에 매수세가 위축되며 거래량이 급감했다는 것이 일선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양천구 목동 B공인 대표는 “거래를 하려면 입주권 승계 조건을 모두 충족하고 세입자도 없어야 하므로, 매물 자체가 귀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주거용 부동산은 2년 실거주 요건이 있어 집을 사서 바로 전세 등으로 임대로 주는 갭투자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의도와 달리 거래절벽에도 신고가 거래가 꾸준히 체결되며 호가가 오르고 있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서울아파트 전용면적 200㎡형은 지난달 20일 45억 원에 매매가 이뤄져 신고가를 기록했다. 종전 최고가는 2월 42억 원으로 두 달 새 3억 원 오른 셈이다. 현재 호가는 46억 원에 형성돼 있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2단지아파트 전용면적 122㎡형은 지난달 25일 23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9월 최고가인 22억2500만 원보다 1억2500만 원 상승했다. 현재 호가는 28억 원에 달한다.
현장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가 가격 안정화 효과에는 한계가 있다며 향후 거래절벽이 심화하고 신고가 행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압구정동 C공인 대표는 “현금 유동성이 있는 전문직 자산가를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될 때까지 매물은 더욱 귀해지고 가격도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