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요양시설의 비대면 면회 전용공간인 '가족의 거실'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난해 2월부터 어르신과 기저질환자가 많은 요양시설의 대면면회가 금지.제한되면서 시설에 부모님을 모시고 있는 가족들은 '코로나 이산가족'이 됐다. 현재 서울시내 총 515곳의 어르신 의료복지시설 이용자는 약 1만6000명으로, 가족까지 포함하면 약 6만여 명이다.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비대면 면회는 마이크 등 인프라가 열악하고 접촉이 불가능해 손 한번 잡지 못하고 헤어져야 한다.
가족의 거실은 삭막하고 인위적인 면회실이 아닌, 우리 집 거실처럼 아늑하고 따뜻한 곳에서 면회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이다. 서울시는 이런 의미를 담아 ‘가족의 거실’이라고 이름 지었다. 약 15㎡(4.5평) 면적의 이동식 목조주택으로 만들어 요양시설 외부의 적절한 장소에 설치할 수 있다.
기존 면회실에선 허용되지 않았던 가족과 손을 맞잡고 하는 대화도 가능하다. 선별진료소 검체 채취에 사용되는 방역 글러브를 설치했다.
어르신의 작은 목소리도 선명하게 잡아내는 ‘최첨단 음향시스템’도 설치했다. 대형 디스플레이도 설치, 가족의 스마트폰과 연결(미러링)해 사진과 영상을 함께 볼 수 있다.
서울시는가족의 거실을 시립노인요양시설인 ‘시립동부노인요양센터’에 시범설치하고, 5월 첫째 주부터 상시 운영한다.
시립동부노인요양센터는 ‘가족의 거실’ 도입과 함께 당초 주말에만 이뤄졌던 면회를 평일과 주말 모두 운영한다. 선착순 사전 예약제를 통해 신청을 받는다. 면회시간은 기존과 동일하게 10분이다.
서울시는 디자인 매뉴얼을 오픈소스로 무상 개방한다. 노인‧장애인 이용시설 같이 대면면회가 제한된 다양한 시설에서 가족의 거실을 도입‧설치할 때 활용할 수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코로나19 상황을 대비해 방역위생 뿐만 아니라 그들의 일상 감정까지 섬세하게 배려한 사회문제해결 디자인을 개발했다"며 "시민의 일상을 따뜻한 눈높이로 들여다보는 선제적 디자인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