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모건스탠리에 한국증시를 '신흥시장'에서 '선진시장'으로 분류해줄 것을 건의했다.
전경련은 5일 "4일 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에 한국을 신흥시장에서 선진시장으로 승격시켜줄 것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선진시장으로 편입돼야 할 이유로 △한국경제 위상 △외환거래 편의성 △평가의 공정성 △투자환경 개선 △정보 접근성 제고 노력 등을 제시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정책실장은 "한국경제의 펀더멘털과 주식시장 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선진시장의 자격이 충분하다"며 "올 6월 MSCI의 연례 시장분류 작업에 앞서 한국시장의 승격 필요성을 한국 경제계를 대표해 모건스탠리에 설득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MSCI는 전 세계 주요 증시를 선진시장, 신흥시장, 프론티어시장으로 분류한다. 글로벌 기관투자자와 펀드매니저들은 이를 기준으로 국가별 투입자금 규모를 결정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 GDP는 1조6000억 달러로 전 세계 10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실물경제뿐만 아니라 주식시장 규모도 상위권에 속한다. FTSE도 한국증시를 선진국으로 분류하고 있다. 한국은 1인당 GNI 등 MSCI의 선진시장 편입요건이 정한 정량지표도 모두 충족한다.
MSCI는 한국을 선진시장으로 분류하지 않는 이유로 역외 외환시장 부재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의 환전 상 불편을 꼽았다.
전경련은 이에 대해 역외 외환시장은 없지만 이미 전 세계에서 10번째로 많이 거래되는 통화가 원화인 만큼 환전에 무리가 없다고 반박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원ㆍ달러 거래액은 전 세계 10위, 기축통화를 제외하면 호주달러, 캐나다달러, 스위스프랑, 홍콩달러에 이어 5위다.
MSCI는 영문 공시자료 부족 및 배당금 사후 결정주 등 한국 주식시장 정보전달체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전경련이 국가별 MSCI의 평가의견서를 분석한 결과 같은 문제를 지적받은 일본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고 평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국제적으로 형평성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전경련은 그동안 MSCI가 지적했던 내용이 대부분 반영되면서 외국인 투자자 편의가 크게 개선됐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은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도 간소화, 투자목적 현금대출 제한 해제, 증시 거래시간 연장 등을 투자자 편의개선 대표 사례로 제시했다.
MSCI는 한국에 대해 민간 사업자의 주식 시세정보 접근성이 낮아 금융기관이 새로운 지수 인덱스 상품 등을 개발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반면 전경련은 금융당국이 시세정보 접근성 제고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해명했다.
금융위원회는 2019년 시세정보 접근성을 높이고자 해외 사례를 고려한 연구용역 추진, 시세정보 제공 규정 명확화, 지수상품 개발자 권리 보호 등을 골자로 한 파생상품시장 발전방안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