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한 벨기에 대사 부인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의류매장에서 직원을 폭행한 사건이 바다 건너 영국까지 알려지면서 벨기에가 국제적 망신살이 뻗쳤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22일(현지시각) 피터 레스쿠이에 주한 벨기에 대사가 부인의 폭행 사실에 대해 공식 사과를 했다고 보도하면서 당시 현장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 캡처 화면과 폭행을 당해 빨갛게 달아오른 직원의 얼굴 사진을 함께 게재했다.
앞서 레스쿠이에 대사 부인은 이달 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의류매장에서 직원을 폭행했다. 피해자 측이 공개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대사 부인이 손가락질하며 항의하다 급기야 직원의 안면을 때리는 모습이 담겼다.
BBC는 당시 상황에 대해 “매장 직원은 대사 부인이 물건을 훔쳤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면서 “그가 입고 있는 옷이 자신의 옷인지 확인하기를 원했다”고 설명했다.
레스쿠이에 주한 벨기에 대사는 해당 사건이 알려지면서 전 국민적 공분이 커지자 사건 발생 13일 만에 공식적으로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는 벨기에 대사관 홈페이지와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4월 9일 벌어진 대사 부인 관련 사건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부인을 대신해 피해자에게 사과드린다”며 “그녀의 행동은 어떤 상황에서도 용납될 수 없었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하지만 “부인이 가능한 빨리 경찰 조사를 받을 것을 확인한다”면서도 “그녀는 지난주부터 지금까지 뇌졸중으로 입원 치료 중이며, 현재 경찰 조사에 임할 수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용산경찰서는 대사 부인을 폭행 혐의로 조사하고 있지만 ‘외교관계에 관한 빈 협약’에 따라 우리나라에 파견된 외교사절과 그 가족은 면책특권 대상인 탓에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가능성이 크다.
BBC 역시 “벨기에 대사 부인이 기소를 피하기 위해 외교적 면책특권을 주장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면서 한국 국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