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러시아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 도입 논의와 관련해 현재 외국의 검증 및 허가 동향을 정밀 파악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양동교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자원관리반장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스푸트니크V 백신 도입 검토 여부에 대해 "자료수집과 국외의 여러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양 반장은 '자료수집·허가 과정에 관해 러시아 정부나 직접투자펀드와 진행 중인 협의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현재는 여러 자료를 수집하고 국외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원론적인 답변만 반복했다. 이어 "기업체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우리 규제당국에 허가신청을 진행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스푸트니크V 백신은 지난해 8월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개발해 승인한 제품이다. 스푸트니크V는 지금까지 나온 전 세계 백신 가운데 예방 효과가 97.6%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반적인 백신 개발 절차와 달리 3상 임상시험을 건너뛰어 효능과 안전성 논란을 불러일으켰는데 이후 세계적 의학 학술지 ‘랜싯’에 3상 임상시험 결과가 공개되면서 평가가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스푸트니크 V는 현재 60개국에서 사용승인을 받았다. 백신 사용승인 국가 수로는 세계 2위다.
지난 2월 2일 세계적인 의학 저널 랜싯에 게재된 스푸트니크V의 임상 3상 결과 논문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지난해 9월 7일~11월 24일 만 18세 이상 1만9866명이 참여한 임상시험이 진행됐고, 91.6%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 임상시험 참가자 가운데 4명이 사망했지만, 연구팀은 백신과는 관계가 없다고 발표했다.
92%에 달하는 스푸트니크 V의 예방 효과 수치는 다른 코로나19 백신과 비교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임상 3상에서 95%의 예방 효과를 보인 화이자와 94.1%의 효과를 나타낸 모더나, 그리고 예방 효과 약 62~70%의 아스트라제네카와 비교해 낮지 않다. 스푸트니크V는 냉장보관이 필요하지 않아 유통에도 강점이 있다.
한편, 스푸트니크V는 접종 후 '희귀 혈전증' 발생 논란에 휩싸인 아스트라제네카(AZ), 얀센 백신과 같은 '바이러스 벡터' 기반의 백신이다. 현재 사용을 승인한 국가는 러시아를 비롯해 60여 개국이 있으며, 유럽의약품청(EMA)도 이달 초부터 심사에 들어갔다.
스푸트니크V 백신은 내달부터 국내에서도 생산된다. 러시아 국부펀드와 위탁생산 계약을 한 제약사들이 국내에서 생산하지만, 전량 수출하게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