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AV의 핵심 상품인 소형 무인 탐지기(UAVs-Unmanned Aerial Vehicles)는 사람이 손이나 약간의 기구로 장난감 비행기처럼 날리는 방식인데, 일단 하늘에 뜨면 약 5시간을 태양열로 비행하며 초고밀도 카메라로 지형 탐사를 하는 드론이다. 이 소형 무인기는 현재 미국 육해공군, 해병대가 사용하는 드론 기종의 약 85%를 차지하며, 미 국방부 말고도 약 50여개 동맹국에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AVAV의 다른 주요 상품은 전술용 드론 미사일인데, 드론을 이용하여 목표물을 확보하고 미사일로 공격하는 군사 무기이다. 여러 이유로 군인이 갈 수 없는 지형을 탐색하며, 고성능 제어 기술로 민간인이나 원하지 않는 물체를 피해 목표물을 쫓아가며 저격하는 능력이 있다.
흥미로운 것은 AVAV가 50년 전인 1971년에 설립된 회사라는 점이다. 드론이라는 것이 2021년에도 생소하다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런 획기적 아이디어로 50년 전에 창업을 했다는 것이 놀랍고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더욱 신기한 것은 현재 이 회사의 핵심 제품인 소형 무인탐지기의 구동 방법이 1970년대 말 이들이 성공시킨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2007년에 타계한 창업자인 폴 맥크리디(Paul MacCready)는 예일대학교와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칼텍·Caltech)에서 교육받은 우주항공 엔지니어인데, 그의 엔지니어링 철학이 “Do More with Less”였다 한다. 아마 이런 철학이 50년 전에, 지금 보기에도 성능이 탁월한 구동 방식을 탄생하게 만들지 않았을까 한다.
50년 전 창업자의 작은 자본으로 시작한 AVAV의 또 다른 특징은 재무 부채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탄탄한 기술과 재무 상태를 가진 회사가 이제 본격적으로 피봇을 꾀하고 있다. 왜냐하면 이 벤처는 전쟁이 나야만 급속한 성장이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회사의 성장을 위해 더 많은 전쟁을 바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에 AVAV는 민간을 대상으로 자신들의 기술의 상업화를 꾀하고 있는데, 이 방향성이 이항의 모델과 스타링크의 아이디어와 겹치는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전략적 제휴를 통해 자신들의 드론 모델을 농산물을 관리하는 용도로 넓히고, 드론 무인 배송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미 항공우주국(나사·NASA)과의 협업을 통해 화성을 탐사할 수 있는,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헬리콥터형 드론을 개발하며 우주 탐사에 동참하고 있는데, 여기서 개발된 기술은 드론 택시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사실 AVAV가 시도하고 있는 민간 상업화 모델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햅스(HAPS·High Altitude Platform Station)인데, 여기에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거의 90%에 달하는 펀딩을 맏고 있다. 햅스의 기본 아이디어는 하늘에 네트워크 기지국을 건설하는 것으로 스타링크와 비슷하나, 햅스는 위성이라기보다는 바람이 약한 약 20㎞ 상공에 띄우는 거대한 무인 비행기로, 한 대가 상당히 넓은 지역을 커버할 수 있다. 현재 일본 오키나와에서 2013 년 상용화를 목표로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 구동이 태양열로 충전되는 방식이며, 스타링크의 위성보다 자유로운 비행이 가능하여 재난이 발생한 지역 등에 통신망으로 사용할 수 있다.
흔히 이런 야심차고 획기적인 규모의 벤처는 천재적 창업자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 테크놀로지로 진행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AVAV의 피봇은 기존의 벤처 모델과 테크놀로지가 얼마나 방대한 가능성으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한 예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