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환대기실→출국대기실 용어 변경 요청
기존 '불가' 입장 선회…검토 의견 국회 제출
법무부가 공항과 항만에 있는 송환대기실의 운영 주체를 민간에서 국가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지금까지 법무부는 송환대기실을 국가가 직접 운영하는 것에 난색을 표해왔다.
22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법무부는 최근 국회에 송환대기실을 국가(지방출입국ㆍ외국인 관서의 장)가 운영하되 운수업자에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 해당 업자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내용의 검토 의견을 제출했다.
법무부는 또 송환대기실을 국가가 운영하는 개정 법안이 통과되면 하청 업체 비정규직인 송환대기실 직원을 국가가 직접 고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강제 구금 시설이 아니라는 측면에서 송환대기실보다 출국대기실이라는 용어가 더 적절하다는 의견도 포함했다.
법무부는 국가가 입국 불허 외국인 등에 대한 송환을 지시한 때는 운수업자가 지체 없이 그 외국인을 대한민국 밖으로 송환해야 한다는 수송책임을 부여했다.
다만 송환대기실 입실 근거, 장기대기자ㆍ노약자 등을 위한 별도 시설 마련, 송환 지연 방지를 위한 송환기일 지정권, 송환대기실 질서 유지를 위한 강제력 행사 권한 등 근거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송환대기실은 국내 입국이 거절된 외국인들이 강제로 송환되거나 입국 허가 전까지 머무는 곳으로 2019년 승객 5만5547명이 거쳐 간 인천공항을 비롯해 전국 9개 공항과 항만에 있다. 하지만 송환대기실 직원들은 정부 소속이 아닌 여러 항공사가 연합해 만든 항공사운영위원회(AOC)의 하청 인력업체에 소속돼 있다.
송환대기실을 민간이 운영하면서 내부에서 발생한 폭행·자해 등 난동 상황에 대한 대처 부실과 비정규직 직원 폭행 사건 등 처우 문제가 계속 논란이 됐다. 지난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송환대기실 직원을 상대로 한 폭행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박영순 의원은 송환 관리 의무를 법무부 장관에 부여하고, 책임을 국가가 부담하도록 하는 출입국관리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올해에는 문제 해결을 위해 국토위원장인 진선미 의원 주재로 박영순ㆍ백혜련ㆍ박주민 의원과 법무부ㆍ국토부가 간담회를 열었고, 8개 공항만 기관장 회의를 진행하는 등 개선 노력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