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50대 그룹 총수 배당금이 1조78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절반은 고(故) 이건희 회장의 몫이다.
20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배당금을 받은 그룹 총수는 총 39명으로 전체 배당금(우선주 제외)은 1조7895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1조3052억 원 대비 37.1% 증가했다.
고 이 회장은 지난해 8626억 원 수준의 배당금을 받아 전체 배당금 중 48.2%를 차지했다. 이는 2019년 배당금 4738억 원보다 82% 늘어난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특별배당을 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이 받은 배당금 중 86.5%(7463억 원)는 삼성전자에서 나왔다. 이 배당금은 이 회장의 별세로 상속인들에게 돌아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2187억 원의 배당금을 받아 부친 이건희 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배당금이 많았다.
이 부회장의 배당금은 삼성전자(1258억 원), 삼성물산(751억 원), 삼성SDS(170억 원) 등에서 나왔다. 이 부회장은 2019년 배당금(1426억 원)보다 761억 원(53.4%) 더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태원 SK 회장은 배당금 909억 원을 받아 3위를 차지했고, 정몽구 현대자동차 명예회장은 833억 원을 받아 4위에 올랐다. 5위는 현대중공업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777억 원)이다.
이어 정의선 현대차 회장(730억 원), 구광모 LG 회장(696억 원), 신창재 교보생명보험 회장(346억 원), 김남구 한국투자금융 회장(346억 원), 조현준 효성 회장(295억 원) 등이 배당금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한편 이건희 회장을 포함해 이재용 부회장과 홍라희 여사(1621억 원), 이부진 호텔신라[008770] 사장·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각 312억 원) 등 삼성 오너 일가가 지난해 받은 총 배당금은 1조3079억 원(우선주 포함)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64개 대기업 집단 중 자연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된 50대 그룹 총수 50명과 지난해 별세한 이건희 회장, 동일인 지정이 거론되는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 효성 조현준 회장 등 3명이 포함해 총 53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