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몰디브 백신 관광 본격화
다만 백신 접종, 방역 성공과 정비례하지 않아
이스라엘 조차 '집단 면역' 아직
11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면역'에 빨간 불이 켜진 가운데, 해외 국가들은 대규모 행사를 진행하거나 백신 관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으며 백신 접종 효과를 누리고 있는 국가는 백신 접종률이 가장 높은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최근 부림절(2월 26일), 유월절(3월 27일∼4월 4일) 등 축제와 총선(3월 23일), 독립기념일(4월 14~15일) 등 대형 이벤트를 벌였지만, 최근 하루 신규확진자 100~2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 월드 인 데이터에 따르면 17일 기준 이스라엘의 백신 접종률은 61.73%다.
백신 관광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 곳도 나오고 있다. 미국 알래스카주는 오는 6월 1일부터 내국인 대상으로 백신 관광을 실시할 계획이다. 모든 알래스카 주민이 맞을 백신을 이미 확보한 터라 백신을 이용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알래스카 주 정부는 "오는 6월 1일부터 알래스카 내 앵커리지, 주노, 케치칸, 페어뱅크스 공항 등 4개 공항에 입·출국하는 관광객에게 백신을 무료 접종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에는 이미 백신 관광상품을 출시한 여행사도 있다. 노르웨이 여행사 '월드 비지터'는 러시아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오는 패키지 상품 3개를 출시했다. 여행사는 화이자·모더나·스푸트니크V·시노팜·아스트라제네카 등 모든 종류의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고 홍보하고 있다.
여행 상품의 가격대는 세부 상품별로 다르지만, 러시아제 스푸느티크V 백신을 맞고 22일 동안 관광을 즐기는 패키지 상품 가격은 2999유로(약 401만 원) 정도다.
몰디브는 정부 차원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백신을 접종해주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몰디브는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관광객에만 입국을 허용하는데, 당국 차원에서 백신을 맞으려는 관광객에는 입국을 허가할 예정이다.
물론 백신 접종률과 방역 성공률이 정비례하지 않는다. 이스라엘 다음으로 접종률이 높은 영국(48.16%·16일 기준)은 17일 일일 확진자가 2206명 발생했다. 확진자가 일일 6만 명 넘게 발생했던 1월보다는 확진자가 적게 발생하고 있으나 타 국가와 비교해 코로나 안정세라 보기는 힘들다.
칠레(40.09%·15일 기준) 역시 영국 다음으로 접종 비율이 높지만, 15일 일일 확진자가 7431명 발생하고 있고, 확진자가 2000~3000명대에 머물렀던 2월에 비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칠레의 코로나 상황이 좋지 않은 이유로는 화이자 백신을 쓴 이스라엘롸 달리 중국산 백신을 많이 쓴 것이 이유로 꼽힌다. 방역 수칙 및 봉쇄 조치를 성급하게 완화한 것도 코로나 확산세 이유로 꼽힌다.
그다음으로 백신 접종률이 높은 미국(38.72%·17일 기준)은 18일 일일 확진자가 4만482명에 달했다. 연초부터 백신 접종을 하며 확진자 비율이 점차 하락세를 그리고 있지만, 아직 방역에 성공했다 보기는 이르다.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기 시작한 이스라엘조차 아직 집단면역을 달성하지는 못했다. 이스라엘 코로나19 방역 책임자인 나흐만 아쉬 교수는 17일 현지 방송에 출연해 "이스라엘이 아직 집단 면역에는 이르지 못했다"면서 "집단 면역을 위해서는 약 75%의 인구가 접종을 마치거나 감염 후 회복되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