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인이 양모에 사형ㆍ양부에 징역 7년 6개월 구형

입력 2021-04-14 21:10 수정 2021-04-14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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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부모의 학대 끝에 숨진 16개월 된 입양 딸 '정인이'의 양부모의 결심 공판이 열린 14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 입구에 정인이의 사진이 놓여 있다. (뉴시스)
▲양부모의 학대 끝에 숨진 16개월 된 입양 딸 '정인이'의 양부모의 결심 공판이 열린 14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 입구에 정인이의 사진이 놓여 있다. (뉴시스)

생후 16개월의 영아 정인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모에게 검찰이 법정 최고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14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재판장 이상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양모 장 모 씨의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에게 사형과 아동기관 취업제한 명령 10년, 전자장치 부착 명령 30년, 보호관찰 명령 5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부 안모 씨에게는 징역 7년 6개월과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명령 1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피해자의 건강과 안전에 대해 무심하고 '어떻게 돼도 상관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지속적인 학대로 아이의 건강이 악화한 후에도 아무런 병원 치료도 받게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법의학자와 부검의들의 소견에 따르면 피고인은 이미 심각한 폭행으로 복부 손상을 입은 피해자의 배를 사망 당일 또다시 발로 밟아 치명상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장 씨는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입양한 딸 정인 양을 상습 폭행·학대하고 10월 13일 정인 양의 등에 강한 충격을 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남편 안 씨도 장 씨의 학대 사실을 알고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변호인은 "장 씨의 지속적인 폭행은 인정하지만, 사망 당일 아이의 배를 발로 밟았다는 사실은 인정하기 어렵다"며 "사인이 된 장간막·췌장 파열이 누적된 단순 폭행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지난 1월 13일 열린 첫 공판에서 장 씨에게 살인죄를 적용해 공소장을 변경했다. 이후 장 씨가 정인 양을 숨지게 한 것을 입증하기 위해 부검의와 감정의 등을 증인으로 세웠다.

첫 공판일에는 이정빈 가천대 의과대학 법의학과 석좌교수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교수는 검찰의 의뢰를 받아 지난해 12월 정인 양의 사망 원인을 재감정한 전문가 중 한 명이다.

이 교수는 정인 양의 팔이 으드득 소리가 날 정도로 비틀어져 으스러졌다고 설명했다. 대장과 소장이 파열되지 않고 췌장 절단과 장간막 파열만 발생한 것을 고려하면 두 차례 이상 발로 밟힌 것 같다는 취지의 증언도 했다.

한편 이날도 장 씨 등의 엄벌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이어졌다. 법원 앞에는 정인 양을 추모하며 놓인 100여 개의 근조화환도 자리를 지켰다. 시민들은 '어른들이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살인자 양모 무조건 사형' 등의 피켓을 들고 각자 법원 앞에 섰다.

장 씨와 안 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4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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