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발간한 '북방물류리포트(166호)'에 따르면 러시아는 최근 수에즈운하 좌초사고를 계기로 NSR을 수에즈운하 대체 항로로 적극 홍보하고 있다. 러시아 북극 국제협력 대사 니콜라이 코르추노브는 “수에즈운하 사고를 계기로 모두 전략적인 해상로를 다변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NSR은 지리적으로 수에즈운하보다 아시아에서 유럽까지 운항시간이 덜 소요된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세계 1위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는 2018년 8월 세계 최초로 컨테이너선 시험운항을 마쳤고, 일본과 중국 등도 북극항로 거점 확보를 위해 북극해를 가장 많이 접한 러시아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3년 글로비스가 첫 유조선 시범운항을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다.
다만 수에즈운하보다 3배가량 많은 운항 비용 등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러시아는 NSR 운송비용을 인위적으로 낮춰 이용 빈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유리 트룻네프 러시아 부총리는 장기적으로 NSR를 통한 운송 비용이 수에즈운하보다 더 낮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앞으로 별도의 연방 프로그램을 만들어 이 지역을 운항하는 선박을 지원할 계획을 밝혔다.
최근 핀란드 아커 악틱사는 쇄빙 컨테이너 선박을 선보였다. NSR을 이용하려면 쇄빙 지원선이 필요해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는데 이 선박은 단독으로 북극항로 운항이 가능해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 또 겨울철에 적절한 속력으로 운항할 수 있어 운항 일정이 안정화 되면 NSR 운항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 아울러 지구 온난화의 역설로 북극 빙하가 녹으면서 2030년 북극해 연중 운항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물류업계와 학계에서 나온다.
전문가들은 에버기븐 호의 좌초 사고가 단기적으로는 NSR의 매력도를 높일 수는 있으나 장기적으로 NSR가 얼마나 매력 있는 운송 옵션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민간기업의 물류 전문가는 "실제로 북극항로가 열린다면 LNG선과 유조선 등 특수한 화물을 운송할 때는 물류비가 절감될 수 있다"면서도 "러시아가 선사들에게 높은 통행료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현재는 경제성 있는 항로가 아니므로 물량이 있을 때만 운항하는 정도지만 향후 여건이 되면 바로 운항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