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축됐던 국내 수출이 지난해 11월 이후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증가하며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
향후 글로벌 백신 보급 확대와 글로벌 주요국의 경기부양책 등으로 수출이 국내 경기 회복에 주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이에 대비한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1일 '주요국 수출경쟁력 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하고 국내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해 △신성장·고부가 산업에 대한 집중적인 육성과 인력 양성 지원 정책의 확대 △코로나19 위기 이후 글로벌 경제 개선에 따른 수출 확대 가능성에 대한 대응 △미·중 무역 갈등 등 수출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 간 공조 확대 등을 꼽았다.
3월 국내 수출은 538.3억 달러로 3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16.6%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11월 전년 동기대비 3.9%로 플러스 전환된 국내 수출증가율은 5개월 연속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 경쟁력을 비교하는 '수출 고도화지수'도 주요국에 비해 빠르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수는 품목별 가치를 나타내는 PRODY 인덱스와 국가의 품목별 수출 비중을 이용하여 산출한다.
2000년대 이후 한국의 수출 고도화지수는 빠르게 상승했다. 당시 93.4포인트(p)로 일본(111.7p), 독일(108.1p), 미국(106.8p)보다 낮은 수준이었으나, 2019년 142.3p로 크게 높아져 미국(139.0p), 독일(141.0p), 일본(144.8p)에 근접한 수준으로 상승하였다.
이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CT 수출 확대의 영향이다. 실제로 연구원에 따르면, 이 기간 중 ICT 산업과 비(非)ICT 산업 간 수출 고도화지수 격차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 ICT 산업과 비ICT 산업 간 수출 고도화지수는 각각 95.8p, 92.1p로 근소한 차이를 보였지만, 2019년에는 157.3p, 136.3p를 기록하며 격차가 확대됐다.
연구원은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ICT 산업이 갖는 중요도가 높아짐과 동시에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국의 ICT 수출이 크게 확대된 것에 기인한다"라며 "특히 ICT 품목 중 반도체 수출 비중이 큰 폭으로 확대되면서 한국 ICT 산업의 수출경쟁력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분석했다.
2000~2019년간 ICT 산업 수출 고도화지수는 비교대상국 중 한국이 연평균 2.6%로 가장 빠르게 상승했다.
2010년 이후로는 중국의 ICT 산업 수출경쟁력이 연평균 3.8%로 가장 빠르게 상승하면서 선진국의 기술 수준을 추격하는 양상이다.
그러나 비ICT 산업 수출 고도화지수는 일본, 독일, 미국 등 선진국의 수출경쟁력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비ICT 산업 수출 고도화지수는 2019년 136.3p로 일본(144.4p), 독일(140.8p), 미국(136.8p)보다 낮았다.
연구원은 "한국의 수출경쟁력이 ICT 산업과 비ICT 산업 간 양극화가 심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특정 산업에 대한 집중도를 완화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