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로보틱스가 올해 일찌감치 주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카페, 호텔에 자사 로봇을 공급했을 뿐만 아니라 고객의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로봇이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센터를 열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이 로봇에 관심을 기울이는 만큼 현대로보틱스는 성장을 위해 로봇 신제품을 계속해서 선보인다.
11일 현대로보틱스에 따르면 이 회사의 올해 목표 매출액(연결기준)은 3600억 원이다.
현대로보틱스는 지난해 5월 현대중공업지주의 자회사로 분리됐다. 작년 5~12월 현대로보틱스의 매출액은 1953억 원이다.
현대로보틱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다.
이달 초에는 알리바바파트너스와 무인카페 프랜차이즈 매장에 소형고속핸들링 로봇을 제공하는 계약을 맺었다.
올해 1월에는 KT와 공동개발한 인공지능(AI) 호텔 로봇을 대구 메리어트 호텔&레지던스에 공급했다.
AI 호텔 로봇은 객실 투숙객이 편의용품을 요청하면 배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산업용 로봇 등 다른 제품군도 고객사로부터 문의가 꾸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 서비스도 강화했다. 올해 2월부터는 로봇물류시스템 데모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데모센터는 로봇이 물건을 쌓는 모습, 낱개 주문에도 신속히 필요한 물건을 찾아 출고하는 모습 등 로봇 기반의 물류 자동화 기술을 고객에게 보여준다.
현대로보틱스의 성장은 현대중공업그룹에 반가운 소식이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로봇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어서다.
실제 스마트팩토리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무인매장 수가 늘어날수록 로봇 수요는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 시장 규모는 연평균 32% 성장을 기록해 2025년 1772억 달러(약 198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시장 성장세 때문에 정 부사장은 현대로보틱스 현안을 챙기고 있다. 지난해 현대로보틱스와 KT의 투자 계약서 체결식에 직접 참석할 정도다.
정 부사장은 체결식에서 “앞으로 제조업체의 경쟁력은 디지털화라는 시장 흐름을 읽고 적극적으로 변화하는 것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현대로보틱스는 그룹 핵심으로 거듭나기 위해 제품군을 대폭 늘린다.
올해 6월까지 △무거운 짐을 운반해주는 러기지 로봇 △무인매장에 적합한 안내ㆍ감시 로봇 △청소 장비를 대체하는 청소 로봇 △비대면으로 방역이 가능한 방역 로봇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다른 기업과의 협업은 꾸준히 이어간다.
KT뿐만 아니라 현대건설, AI 솔루션 전문 스타트업 마키나락스와 로봇 신기술을 개발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로봇, AI, 수소 등을 미래 먹거리로 꼽고 있다”라며 “로봇 사업의 성장세에 따라 현대중공업그룹의 체질 개선 속도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