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대박’으로 전 세계 선박 발주량 선두를 고수하고 있는 한국 조선업계가 해양플랜트 수주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국제유가가 상승한 덕분이다.
9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최근 배럴당 60달러를 오르내리고 있다.
WTI 가격은 2월 중순 60달러대로 올라선 뒤 지난달 5일에는 66.09달러까지 올랐다. 세계 경제의 회복세와 미국 및 중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 등으로 상승세다.
최근 유가가 오르면서 해양플랜트 수주 가능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석유와 가스 등을 채취하는 해양플랜트는 통상적으로 국제유가가 60달러 이상일 때 수익 창출이 가능해 수주가 활발해지는 경향이 있다.
지난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사 ‘빅3’ 모두 해양플랜트 수주를 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경기 회복 국면에 들어서면서 유가가 55~60달러대로 예상된다”며 “지난해 미뤄졌던 프로젝트들이 올해 진행되면서 하반기 본격 수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에 해양플랜트 부문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했다. 전체 수주 목표 78억 달러 중 해양플랜트 수주 목표를 32억 달러로 설정했다. 이는 지난해 목표치 25억 달러보다 7억 달러 높은 수준이다. 전체 수주 목표가 전년(84억 달러) 대비 낮아진 점을 고려하면 해양플랜트의 매출 비중을 올려 잡은 셈이다.
삼성중공업은 나이지리아에서 봉가 사우스웨스트와 하이 프로젝트 수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앞서 수주했던 에지나 프로젝트를 통해 현지에서의 로컬콘텐츠 경쟁력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은 브라질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프로젝트 수주전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빅3’ 조선사 중 유일하게 해양플랜트 수주 실적을 올렸다. 1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5000억 원 규모의 미얀마 가스전 해양플랜트 설치 본계약을 맺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