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지난 7일 휴대폰 사업 중단을 선언한 후 곧바로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증권업계는 “휴대폰이 없다면 이익창출력이 극대화될 수 있는 사업 구조임을 보여줬다”면서 “2분기부터는 휴대폰 리스크가 해소되는 만큼 주가가 반응할 것”으로 내다봤다.
키움증권, 삼성증권, 유진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LG전자의 12개월 목표가로 22만 원, NH투자증권은 21만 원, 하이투자증권은 23만 원을 유지한다고 8일 밝혔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LG전자의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1조 5178억 원으로 높아진 시장 기대치(1조 2026억 원)마저 크게 상회하며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면서 “사업 중단을 공식 선언한 휴대폰의 손실이 없었다면, 영업이익이 1조 8200억 원에 달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센터장은 “그만큼 가전과 TV의 이익창출력이 극대화됐는데, 원자재,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등 원가상승 요인에도 불구하고, 홈코노미 수요 강세가 이어졌으며, 프리미엄 제품판매 확대에 따른 평균판매단가(ASP) 상승효과가 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TV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출하량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며 믹스(Mix) 개선을 이끌었고, 가전은 대용량, 오브제 컬렉션, 건강 가전제품의 호조가 돋보였다”면서 “자동차부품은 전기차 부품 비중 확대, 신규 인포테인먼트 프로젝트 개시, ZKW 흑자 전환에 힘입어 적자폭을 예상보다 크게 줄였다”고 덧붙였다.
2분기 실적이 더욱 기대되는 요인은 휴대폰이 중단사업으로 영업이익 규모가 한층 상향될 것으로 예상해서다. 글로벌 경기 회복 기조와 함께 이연 수요가 지속돼 가전과 TV업황도 우호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김 센터장은 “휴대폰은 사업 종료를 위한 생산 축소 및 재고 소진을 선제적으로 진행한 만큼,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2분기 영업이익은 1조 1947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LG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4조5000억 원, 2022년 4조90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핸드폰 사업부 철수로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예상돼서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기저효과가 나타나는 가운데, 에어컨 등 계절 가전의 판매 증가와 OLED TV 신제품 출시 등 프리미엄 수요가 유지되며, MC 사업부 영업적자 제외로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가전ㆍTVㆍ전장부품ㆍ기업과 기업간 거래(B2B)로 투자가 집중되고, 7월 설립되는 엘지마그마 합작법인과 전장부품사업 턴어라운드 등으로 LG 전자의 기업가치는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금창출원(Cash Cow)인 가전과 TV 사업의 경쟁력이 계속 입증 중이고, 성장동력인 전장부품 사업의 성장 스토리가 꾸준히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증권 역시 LG전자의 이익 전망치를 변경했다.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12% 상향한 4조2000억 원, 2022년은 21% 높인 4조8000억 원으로 전망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제 LG전자 주가의 향방은 PC와 TV수요가 정상인가, 그리고 정상보다 높다면 언제 정상화되는가에 달렸다”면서 “2021년은 PC와 TV의 높은 수요가 유지되는 가운데 2분기부터 휴대폰 부문 사업 종료에 따른 일회성 비용의 구체화, 3분기에는 VS사업부의 턴어라운드 호재가 대기 중이라고 생각한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