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형 아파트값 1년 새 1억4000만 원 급등…'평균 7억7000만 원'

▲지난달 서울 소형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7억7000만 원에 달했다. 1년 새 1억4000만 원가량 오르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들 모습. (고이란 기자 photoeran@)

최근 1년 새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지난달 서울 소형 아파트(전용면적 60㎡ 이하) 매매가격이 7억7000만 원에 달했다. 서민들이 서울에서 소형 아파트 한 채 마련하기 쉽지 않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7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3월 서울 소형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7억6789만 원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해 1억4193만 원(22.7%) 올랐다.

이는 직전 1년 동안(2019년 3월~2020년 3월) 소형 아파트 매매가가 7246만 원(13.1%)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빠른 속도다. 최근 1년간 집값 상승이 얼마나 가파르게 올랐는지 보여준다.

특히 소형 아파트가 비교적 많이 몰려 있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나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의 준공 30년 이상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올랐다.

노원구 월계동 미성아파트 전용 50㎡형은 지난달 7억9500만 원에 팔려 신고가를 경신했다. 준공 35년 된 이 아파트는 지난해 4월 5억9500만~6억6400만 원에 거래됐으나 1년 새 1억3000만~2억 원이 오른 것이다.

지어진 30년 된 강북구 번동 주공1단지도 전용 49㎡형이 지난달 6억 원의 신고가에 거래돼 1년 전(2020년 3월) 4억6000만 원보다 1억4000만 원 뛰었다.

구로구에서는 올해로 입주 34년째인 구로동 한신아파트 전용 44㎡형이 지난달 최고가인 5억3500만 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4월 3억9700만 원에 매매된 것을 고려하면 1년 새 1억4000만 원가량 올랐다.

전문가들은 서울 집값이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2·4 대책 등으로 인한 주택 공급 기대감이 겹치면서 최근 상승세가 한풀 꺾였지만, 여전히 서울 외곽 중저가 단지로 수요가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재건축 대상인 70~80년대 준공된 아파트 단지들이 최근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들의 재건축 규제 완화 공약이 자극제 역할을 하면서 신고가 거래 사례가 늘고 있다"며 "고가 주택에 대한 정부 규제 강화도 상대적으로 덜 비싼 소형 아파트의 매매값을 끌어올린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