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곡동 땅 관련 해명에 긴 시간 할애
관여 여부와 인지 등에 대해 "몰랐다"
신속한 해명으로 오해샀다며 변명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31일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내곡동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줄곧 해명했다. 오 후보는 내곡동 땅의 그린벨트 해제 과정에 시장으로서 관여한 바도 없으며 국토교통부의 계획을 미리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오 후보는 이날 오전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날 오 후보가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내용은 '내곡동 땅 투기 의혹'에 대한 해명이었다.
오 후보는 내곡동 관련 질문이 나올 때마다 길게 답변을 이어가며 관련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시장 시절 관여 여부와 보상 의혹, 보고 여부 등을 설명하는 데에 집중했다.
가장 먼저 오 후보는 전날 TV 토론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이상득 전 의원 땅과 오 후보 처가가 가진 땅의 위치가 붙어있다는 지적에 대해 "(시장 시절) 제 마음속에 처갓집 내곡동 땅이 자리하고 있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오 후보는 "내곡동 땅에 대해 (아내에게) 물어보는 것도 민망하다"며 "어떤 땅이냐, 어디에 있냐, 가치가 어디에 있냐는 사실을 물어보게 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장인어른이 제 아내가 초등학교 4학년 때 돌아가셨는데 40년 전 갖고 있던 땅이 정부에 의해 강제 수용된 것"이라며 "그 부분에 대해 오해가 많이 풀린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내곡동 땅에 관여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시장 취임 전 2004년부터 시작된 것"이라며 "저한테 보고할 이유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미 10년전 있던 사항이니깐 그나마 신속하게 대응된 것"이라며 "그 이후 나온 얘기들은 사실을 부풀리거나 왜곡되거나 비틀거나 본질 흐리거나 했던 일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과거 오 후보의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질의응답 속기록과 서울시의회 도시관리위원회 회의록 등을 통해 내곡동 땅 인지 가능성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해당 속기록에선 그린벨트를 해제하려는 국토부의 계획을 서울시가 알고 있었고 오 후보는 국토부와 협의 과정에서 서울시의 대안을 전달했다고 답한 것으로 나온다. 서울시의회 도시관리위원회 회의록에는 당시 시장이던 오 후보가 주택국장에게 친환경 주거단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보인다. 내곡동이 그린벨트 해제 주택지구로 포함되는 과정을 오 후보가 사전에 인지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이에 오 후보는 "내곡동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사업의 경우에 어떻게 해라, 구체적으로 얘기하는 건 과장이나 계장이 해야 할 일"이라며 "직접 들어와서 보고하는 건 극히 드물다"고 반박했다.
보상 문제와 관련해선 "평당 40만~50만 원 손해를 본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정부 금액을 그대로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시가보다 단 1원도 더 받았다면 당시 시장의 영향력이 뭘까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발언이 자꾸 바뀌는 것과 관련해 오 후보는 "존재조차 몰랐다는 게 빌미가 된 듯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정확한 표현은 '제 의식 속에 없었다' 이렇게 표현했으면 좋았을 뻔했다"며 "신속히 대처하다 보니 오해의 소지가 있는 표현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