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0일 공석중인 청와대 경제수석에 안일환 기획재정부 제2차관을 내정하고 기재부1·2차관을 동시에 교체하는 등 경제팀 교체에 서둘러 나선 것은 부동산 등 경제문제에 예민해진 민심을 다독여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 엄중한 경제상황에 어수선해진 관가 분위기를 쇄신하려는 의도가 담긴 인사로도 볼 수 있다.
특히 안 차관의 경제수석 기용은 기존 경제정책을 수정없이 임기말까지 밀고 가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안 차관에 대해 "재정·예산·공공기관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다. 국가 전반에 대한 정책 조정 역량이 뛰어나고 원활한 소통 능력과 남다른 정책 추진 능력을 겸비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을 차질없이 완수해 국민이 체감할 성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우리 경제가 빠르고 강하게 회복하고 있다"라며 "정부는 이 추세를 더욱 살려 경기 회복의 시간표를 최대한 앞당기는 한편, 코로나 불평등을 최소화하는 포용적 회복에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신속히 공석인 자리를 재정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전세금 인상 논란에 휩싸인 김상조 정책실장 교체를 시작으로 청와대와 기재부 등 '경제팀' 수장 들을 교체하는 연쇄 인사를 단행했다. 전날 문 대통령은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을 정책실장으로 승진 임명했다.이어 기재부 1·2차관이 동시에 교체되면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제외한 경제팀 전원이 모두 바뀐 상황이 됐다.
눈에 띄는 대목은 경제 ‘컨트롤타워’인 청와대와 ‘실무부처’인 기재부가 서로 자리를 바꿨다는 점이다. 이억원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은 기재부 1차관으로, 안일환 기재부 2차관은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내정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교차 인사'가 난 배경에 대해 "능력과 전문성을 감안한 인사였다"고 설명했다.
경제라인이 대거 교체되면서 경제팀 리더격인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교체도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 인사권에 관한 사항이기에 말씀드리기가 곤란하다"고 함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