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궐선거가 열흘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유세현장이 네거티브 공방 현장으로 변모해 상대 후보 비방전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28일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앞 유세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를 향해 “일주일 만에 재개발 재건축을 다 허가해주면 서울은 다시 투기의 장소가 될 것”이라고 공약에 대해 지적했다.
전날에는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오전 서울 중랑구의 한 시장에서 진행된 박 후보 지원유세 현장에서 오 후보의 내곡동 땅 투기 의혹을 겨냥해 “거짓말하는 후보는 쓰레기”라며 수위 높은 비난을 이어갔다.
그는 “4월 7일에 쓰레기를 잘 분리수거 하셔야 한다”면서 “쓰레기가 어떤 쓰레기냐, 내곡동을 뻔히 알고 있었으면서 거짓말하는 후보다. 쓰레기냐 아니냐”며 비판했다.
이에 윤희석 국민의힘의 대변인은 “정치 수준을 떨어뜨리는 ‘묻지 마’ 흑색선전으로 모자랐는지 역대급 막말이 등장했다”며 “시민들이 빤히 지켜보는 순간조차 이런 저급한 단어를 쓸 줄 누가 상상이나 했나”라고 분노했다.
이어 “우리 편이 아니면 ‘쓰레기’라 여기는 지긋지긋한 편 가르기, 증오를 먹고 크는 망국적 편 가르기를 이제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26일에는 박 후보가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오 후보를 향해 “낡은 사고에 의한 실패한 시장, 10년 전 아이들의 무상급식 문제로 서울시민으로부터 사실상 퇴출당한 시장“이라 날 선 비판을 했다.
오 후보 역시 26일 박 후보의 ‘정치적 고향’인 서울 구로구를 찾아 공세를 펼쳤다. 특히 박 후보가 내놓은 공약을 집중 공격했다.
오 후보는 ”박 후보가 구로구에서 내놓은 공약은 매번 우려먹던 곰탕 공약이다. 이젠 맹물밖에 안 나온다“며 “그 양반이 지금 서울시장 후보로 나왔다. 곰탕 공약만 내놓던 사람이 이번에 내놓은 공약은 믿을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박 후보의 수직정원도시 공약에 대해선 ”서울 어딜 가도 산도 있고 산책할 곳도 있는데 아파트 같은 인공구조물을 만들어 나무를 심겠다고 한다”며 “꿈꾸는 소녀 같은 공약 내놓는 사람을 서울시장으로 원하느냐”고 말했다.
부산에서도 후보들의 막말 공세가 펼쳐졌다.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는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부산은 3기 암 환자와 같은 신세”라고 말해 환자들을 배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앞서 여야 지도부는 각 후보와 소속 의원들에게 선거 막판 막말로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을 우려해 ‘막말 경계령’을 내렸지만, 선거 유세판에선 전혀 반영이 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25일 “말 한마디 잘못이 얼마나 많은 표를 상실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고, 이낙연 민주당 선대위원장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옹호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향해 “신중해야 한다”며 입조심을 당부하기도 했다.